[방글라데시대표팀]가난·시련…그러나아름다운여정

입력 2008-08-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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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가 된 방글라데시 선수들의 여정은 마치 한 편의 감동적인 영화를 연상케 한다. 가난과 시련을 이겨 내고 올림픽에 참가한 것 자체가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스토리를 갖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전한 방글라데시 선수들의 베이징으로 향하는 길이다. 100m 달리기 국가대표 선수인 나즈무나하 뷰티는 가장 전형적인 케이스다. 그녀는 고아로 태어났고, 이웃 손에서 어렵게 자랐다. 하지만 빼어난 운동 신경을 지닌 그녀의 잠재력을 육상 코치가 발견한 뒤 100m 달리기 선수로 재탄생했고, 결국 방글라데시 국가 대표로 발탁됐다. 마치 “가난해서 라면을 먹고 달렸다” “우유를 마시며 뛰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등의 말로 유명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의 ‘신데델라’ 임춘애를 떠올리게 하는 스토리다. 뷰티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데 정말 꿈이 이뤄진 것만 같다. 오랫동안 정말 힘겨운 투쟁을 했지만 후회는 없다. 올림픽에서 국가를 대표할 기회를 갖지 않았는가”라고 소감을 말했다. 시드니 올림픽과 아테네 올림픽에 이어 베이징까지 밟는 수영 대표선수 돌리 앗타르와 육상선수 아부 압둘라도 비슷한 경우다. 앗타르는 돈이 없어 수영장 대신 호수에서 연습했고, 압둘라는 역시 가난 때문에 운동을 그만두고 군대에 자원해 아이보리 코스트에서 UN 평화유지군으로 복무했다. 압둘라는 “군대에 가면 다시는 운동을 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것을 알았지만 군대에서 돈을 벌 수 있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방글라데시는 1971년 12월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각종 체육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방글라데시에서 운동선수란 직업은 돈이나 혜택과는 거리가 멀다. 국가대표 코치를 맡은 나즈룰 이슬람은 “방글라데시 같은 나라에서 운동 선수로 지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돈도 벌 수 없고, 다른 혜택도 없다 오로지 명예만이 있다. 올림픽에 참가한다는 자체가 우리에게는 최고의 명예다”고 말했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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