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끝내준한방“역시!러키가이”

입력 2008-08-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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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감절정3번맡아결승포…미국전대타2루타이어또한건
SK 정근우(26)는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결혼을 했다. 올해 첫 아이까지 얻었지만 정작 신혼여행을 아직 가지 못했다. 무한경쟁의 SK에서 생존하기 위해 정근우는 작년 12월 “신혼여행은 내년에 가자”라고 신부의 동의를 구한 뒤, 개인훈련에 매진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뒤 코나미컵-개인훈련-SK 스프링캠프가 이어졌다. 시즌 들어가선 더더욱 집에 못 들어가니 아기 얼굴 볼 기회조차 변변히 없었다. 늘 명랑한 정근우지만 아기 얘기만 나오면 “아빠 얼굴 보면 무서워서 울어요”라고 답한다. 익살이 섞였지만 아기가 아빠 얼굴에 익숙하지 못해서 못내 마음에 걸리는 눈치다. 야구를 잘한 죄(?)로 본의 아니게 ‘빵점가장’이 돼버린 정근우는 대신 야구로 가족에게 기쁨을 주겠다는 각오를 밝힌다. “집사람과 약속했어요. 골든글러브를 꼭 가져오겠다고.” SK는 전반기를 압도적 1위로 마쳐 한국시리즈 2연패에 근접해있다. 이런 페이스라면 11월 코나미컵, 2009년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이어져 정근우는 또 다시 신혼여행을 미뤄야할지 모른다. 8월 들어 프로야구가 한 달 가까이 휴식기를 가지지만 정근우는 예외다. 베이징올림픽 대표로 선발돼 나라의 부름을 받았기 때문이다. 올림픽 메달을 따면 정근우는 병역면제란 혜택을 받을 수 있기에 누구보다 절실하다. 골든글러브보다 가족들이 더 바랄지 모르는 메달이다.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돕는다’는 금언처럼 정근우는 대표팀의 ‘러키가이’로서 승부처마다 해결사로 떠올랐다. 13일 미국전은 9회말 대타로 출장, 선두타자 2루타 뒤 동점 득점으로 8-7 대역전극의 서막을 열었다. 이어 15일 캐나다전에선 3번타자로 나와 3회 2사 후 좌월 1점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 하나로 대표팀은 1-0으로 이겼다. 쿠바와의 평가전부터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여 김경문 감독이 “3번 타순에 넣겠다”고 공언했는데 절묘하게 부응한 것이다. “내가 감히 이승엽, 김동주 선배처럼 홈런을 치겠느냐”라고 겸손해했던 정근우의 깜짝 홈런이 대표팀을 메달권으로 인도하고 있다. 베이징 | 이재국기자 keystone@donga.com ○“불펜 총동원 일본도 잡겠다” 김경문 감독=(류현진을 끝까지 밀고 간 것에 대해) 윤석민이나 정대현 등 누구를 마운드에 올린다고 해도 점수가 1점차에 불과해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을 것이다. 다행히 현진이의 공이 오늘 너무 좋았고 투구수도 120개 내외로 적절해 끝까지 맡겼다. 오늘 현진이가 완투해 주면서 중간 투수들을 아낄 수 있어 좋았다. 풀리그전 고비였던 캐나다를 이겨 기쁘다. 내일 일본전에서 체력을 비축한 불펜 투수들을 총동원, 한번 이겨보도록 하겠다. 중심 타자들이 잘 안 맞고 있다. 이들도 얼마나 부담을 느끼겠는가. 먼저 선취점을 뽑은 뒤 추가점이 나올 찬스에서 이들이 한 방을 때려준다면 침체 분위기도 금방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전에 대비해 타격코치와 상의해 본 뒤 타순 변경여부를 고심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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