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여자레슬링굿바이‘판타스틱4’…하마구치·이초자매·요시다4인방

입력 2008-08-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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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구치 교코(30), 이초 치하루(26), 요시다 가오리(25), 이초 가오리(24). 일본 여자레슬링이 자랑하는 ‘공포의 4인조’다. 하지만 앞으로 이 쿼텟을 한 자리에서 만나기는 힘들 듯하다. 이초 자매가 베이징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테네올림픽에 이어 또다시 여자레슬링 자유형 금메달 2개와 은메달·동메달 1개씩을 합작했다. 16일에는 먼저 55kg급 요시다가 금메달, 48kg급 이초 치하루가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또 17일에는 63kg급 이초 가오리가 금메달, 72kg급 하마구치가 동메달을 내리 수상했다. 날짜와 장소만 4년 후 베이징으로 바뀌었을 뿐 2004년과 결과가 똑같다. 이초 가오리와 요시다는 2연패를 달성했고, 이초 치하루와 하마구치도 아테네에서 같은 색 메달을 가져갔었다. 덕분에 일본은 여자레슬링에서 ‘대표 전원 2회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하지만 이런 쾌거도 ‘마지막’을 바라보는 이초 치하루의 마음을 돌려놓지는 못했다. 치하루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시는 레슬링 슈즈를 신고 훈련하지 않겠다. 결과는 은메달이었지만 나는 레슬링을 하면서 금메달보다 더 값진 걸 배웠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세계선수권 5연패의 위업을 이뤘던 가오리도 언니의 뒤를 따르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치하루와 함께 걸어온 길이다. 치하루가 은퇴한다면 더 이상 내가 쫓아야 할 목표가 없다. 내게도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1년 내내 계속되는 고된 훈련과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나겠다는 선언이었다. 남아있는 요시다와 하마구치의 어깨가 그만큼 무거워졌다. 전(前) 일본 챔피언 에이가쓰의 딸인 요시다는 세 살 때부터 매트 위를 굴렀다. 2008년 1월 월드컵에서 미국 선수에 패하기 전까지 119연승을 달렸던 그녀다. 이 때의 패배는 ‘무적’이던 요시다에게 오히려 약이 됐다. 그녀는 “이후 반년 동안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10월에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도 금메달을 따겠다”고 자신했다. 하마구치 역시 ‘애니멀’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프로레슬러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일본선수권에서 사상 최다인 12연패 기록도 갖고 있다. 하마구치는 “나는 레슬링을 사랑한다. 지금은 심신에 휴식이 필요하지만 계속 하고 싶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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