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나를‘동메달킬러’라부를것인가…땀의승리“징크스여,잘가라”

입력 2008-08-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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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가 보면 한국 축구가 죽을 쑤지?” “저 친구는 나만 있으면 안타를 맞을까?”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2008 베이징올림픽. TV를 통해, 또는 경기장 관중석에서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는 국내 팬들이 각종 스포츠 게시판에 남기고 있는 애교넘치는 한마디다. 직접 현장을 누비고 있는 선수들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바 없다. 굳이 징크스를 들먹이지 않아도 ‘숨기고 싶은’ 그들만의 무언가가 있다. 지구촌을 들썩이게 만들고 있는 최대 스포츠 제전, 올림픽. 선수들을 웃기고 울린 여러 가지 징크스들을 한국과 외국으로 나눠 모아봤다. ○ 한국판 국제 대회 징크스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던 남자 유도 60kg 이하급의 최민호. 오스트리아 파이셔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뒤 그는 매트에 무릎을 꿇고 펑펑 눈물을 쏟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전 국제 대회에서 모두 3위만 했던 것이다. 2002 부산아시안게임, 2004 아테네올림픽, 2007 세계선수권에서 거푸 동메달만 땄다. 정작 메달을 딴 자신은 좋았지만 ‘동메달 그랜드슬램’을 세웠다는 주변의 말에 상처를 입고, 한동안 술독에 빠져 방황해왔다니 그 아픔은 표현하지 않아도 이해할 만하다. 단체 종목인 야구는 징크스와는 좀 다르지만 콤플렉스를 벗어났다. ‘아마추어’ 최강자 쿠바가 상대였다. 하지만 한국은 국제야구연맹(IBAF)이 인정하는 공식 매치업 승수를 한 개 추가했다. 한국은 1999년 대륙간컵에서 쿠바에 연장 10회 끝에 4-3으로 신승을 거둔 것을 제외하고 베이징올림픽 이전까지 1승25패에 머물렀으나 19일 대회 예선리그에서 쿠바를 또 한 번 꺾어 2승째를 일궈내는 감격을 누렸다. 남자 사격의 진종오도 다소 불안했지만 징크스를 극복했다.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남자 50m 권총 결선 7번째 격발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범해 금메달을 놓친 그는 이번 대회에서 비슷한 실수를 범했으나 라이벌 선수들이 나란히 실수하며 우승할 수 있었다. ○ 해외판 징크스…생각대로 하면 된다? 월드컵만 무려 5차례 제패해 세계 최강으로 알려진 ‘삼바’ 브라질 축구. 명성에 걸맞지 않게 올림픽 무대에만 서면 작아지는 그들은 베이징에서도 맥을 못췄다. 브라질은 19일 열린 아르헨티나와 남자 축구 4강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상대가 남미에서 쌍벽을 이룬 아르헨티나였기 때문에 브라질의 쓰라림은 더욱 컸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도 ‘올림픽 징크스’에 울고 말았다. 페더러는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단식 8강전에서 미국의 제임스 블레이크를 만나 세트스코어 0-2로 졌다. 2000 시드니올림픽 4위, 2004 아테네올림픽 2회전 탈락의 불명예를 뒤집어 쓴 페더러에게 올림픽은 인연이 없는 무대였다. 반면 케냐 여자 육상 선수들은 놀랍게도 베이징에 와서야 비로소 자신들의 진가를 발휘해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중장거리 육상에서 케냐 육상은 줄곧 최고의 성적만을 기록해왔으나 올림픽에 나서면 매번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올해 19세의 파멜라 제리모가 18일 여자 800m에서 우승, 꼭 깨고 싶었던 ‘올림픽 징크스’와 이별을 고할 수 있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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