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깬최태욱,전북컵대회6강행일등공신

입력 2008-09-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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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욱이는 자다 깨다 해.″ 올 시즌 야심차게 영입한 최태욱(27)을 바라보는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은 속이 탄다. 최 감독은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크로스, 슈팅 등 무기를 고루 갖춘 최태욱을 데려오며 그가 올시즌 전북 전력의 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너무 얌전한 모습만 보이는 최태욱에게 파괴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청소년대표 시절 이천수(27, 수원)와 함께 한국축구를 이끌어 갈 차세대 재목으로 주목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긴 시련의 시간을 보낸 최태욱은 패배 의식에 젖어 의욕마저 잃은 상태였다. 최 감독은 그를 2군으로 내려보내고, 숙소에서 대화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등 ´최태욱 바꾸기´에 공을 들였다.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최 감독은 ″(최)태욱이는 (실력이) 자다 깨다 한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기는 한데...″라며 한숨을 쉬었다.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았던 최태욱은 서서히 잠자던 내면의 실력을 깨워냈고, 전북의 명운이 걸린 성남일화와의 삼성하우젠컵2008 B조 9라운드 경기에서 폭발했다. 최태욱은 17일 오후 7시 성남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성남전에서 당초 벤치를 지켰지만 최 감독의 지시로 전반 22분 만에 문대성(22)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후 그는 후반 6분 오른쪽 측면으로 치고 들어가 문전으로 정확하게 크로스를 올려 루이스(27, 브라질)의 헤딩 결승골을 도왔다. 후반전 내내 측면에서 전북의 역습을 주도했고, 빠른 스피드에 이은 정확한 크로스로 동료들에게 수 차례 골찬스를 열어줬다. 지난 2001년 거스 히딩크 감독의 부름으로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던 그 시절, 그라운드를 거침없이 누비던 최태욱의 옛 모습 그대로였다. 최 감독은 성남전을 승리로 이끈 뒤 오랜만에 웃음을 머금었다. 그는 ″최태욱은 투쟁력만 갖추면 되는 선수다. 이제는 본 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최태욱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최 감독은 ″최태욱 본인도 (마음이) 많이 바뀌었다.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 자신감이 떨어지며 에이전트에게 몰래 이적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지만 내가 잡아내 ´죽어도 전북에서 죽으라´며 혼쭐을 냈다. 이제 마음을 잡았으니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성남을 꺾고 컵대회 B조에서 최소 2위를 확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최 감독은 ″그동안 전북이 뒷심 부족으로 힘든 모습을 수 차례 드러냈는데, 오늘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투혼을 발휘했다″며 경기내용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K-리그를 병행하며 컵대회에 나서야 하지만 컨디션을 잘 조절해가며 준비하겠다. 최근 전력에 힘이 붙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최 감독은 ″후반전에서 막강한 공격력을 갖춘 성남을 상대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선수들도 오늘 경기결과에 굉장히 자신감을 가질 것이고, 남은 리그 및 컵대회 일정을 소화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한층 높아진 자신감을 한껏 밝혔다. 【성남=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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