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비0원’홍상수의힘

입력 2008-10-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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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잘알지도…’저예산촬영,고현정하정우김태우등출연자처
최근 가장 캐스팅하기 배우중 하나로 꼽히는 하정우, CF계 최고 몸값의 고현정, 연기파 김태우와 미녀스타 엄지원, 주연 능가하는 조연으로 불리는 공형진, 그리고 유준상까지. 정상적으로 캐스팅하려면 이들을 모으는 데는 출연료만 10억이 넘는 연기자들이다. 그런데 이런 연기자들이 모두 무료 출연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한 영화에 모였다. 바로 홍상수 감독의 새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다. 출연 배우 개런티만 따져 10억원이 훌쩍 넘으니 제작비는 수십 억 원이 되야 정상. 하지만 만 웬만한 독립영화 수준 제작비로 촬영을 마쳤다. 고현정의 CF 한 편 출연료에도 못 미치는 예산으로 촬영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홍상수 감독에 대한 배우들의 믿음. 제작 관계자는 “하정우는 ‘국가대표’ 촬영과 ‘멋진 하루’홍보도 해야 했지만 단역이라도 꼭 출연하고 싶다고 자청해 제주도 촬영에 합류해 조각가 역할로 등장했다. 다른 배우들 모두 홍상수 감독의 새 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흔쾌히 개런티를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한 영화감독(김태우)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제천을 찾았다가 한 여인을 만나고 다시 제주도로 강연을 떠나 선배의 아내를 만난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이 제천과 제주에서 다양한 캐릭터와 만나 맺는 관계와 대화가 주 내용인 만큼 등장인물 대부분을 쟁쟁한 연기자들이 맡았다. 홍상수 감독은 해외에서 더 인정받고 있지만 전작 ‘밤과 낮’때부터 투자시장이 얼어붙어 제작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배우들아 노 개런티로 출연하며 최소한의 자본으로 대형 상업영화와 견줄 수 있는 영화를 완성했다. 홍상수 감독은 8월 중순 시작한 촬영을 불과 한 달 여 만인 9월 중순에 모두 마쳐 선뜻 무료 봉사로 나선 배우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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