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언론에비친최진실]‘왜’는없고‘자살’만있다

입력 2008-10-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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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세상과 이별한 배우 최진실에 대한 보도는 올해 들어 일본 언론이 가장 주목한 한국 스타에 대한 소식이었다. 지난 5월 말 ‘욘사마’ 배용준의 일본 방문도 일본 여성팬들이 여전히 공항 등지에서 북새통을 이뤘다는 식으로 짧게 언급하고 마는 등 신선한 파워를 상실한 한류 스타에 대해 관심이 멀어졌음을 역력히 드러내온 일본 매체도 90년대 국민스타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한 한국 여배우의 갑작스러운 자살만큼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일제히 비중 있게 관심을 드러냈다. 연예 소식을 전하는 방송의 경우 최진실의 사망을 안타까워하고 충격적으로 여기는 한국 팬들의 거리 인터뷰 장면을 내보내는 등 자국스타의 어떤 소식 보다 길게 다룬 프로그램도 있었다. 고 최진실의 소식을 전하는 내용에는 이은주 유니 정다빈 등 스스로 생을 마친 다른 여성스타의 이름도 언급됐다. 상세히 보도하려는 자세는 취했지만 국경 밖 소식이어서인지 종합적이고 정확한 정보 처리에는 한계도 보였다. 한국 여성스타의 자살이 모두 전적으로 사이버테러와 관련된 것처럼 단순화한 사례도 있었다. 최진실의 사망 배경에 관해서도 금전 문제라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한마디로 요약한 경우도 있었다. 그 같은 엇박자에 정정을 요구하고 싶은 마음이 솟구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외국인의 이해 부족’이라는 체념도 생겼다. 세상을 떠난 스타들의 사정과 인터넷 등과 관련한 한국 연예계의 환경을 하나하나 말로 설명하기에는 많이 험하고 많이 복잡하며 많이 특별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방송의 연예인 게스트들은 한국 여배우들을 괴롭혔다는 인터넷 댓글 문화에 대해 자신들로서는 별로 경험해보지 않는 미지의 세계인 것처럼 낯설어했다. 한 방송에서 무심하게 터져 나온 이 질문은 쓰라린 나머지 더 말문을 잃게 만들었다. “한국에는 여배우의 자살이 왜 그렇게 많은 건가요?” 모처럼의 고국 스타에 대한 소식에서 ‘고(故)’자를 만나야 하다니, 지독하게 얄궂고 매웠다. 도쿄|조재원 스포츠전문지 연예기자로 활동하다 일본 대중문화에 빠져 일본 유학에 나섰다.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어떤 때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일본인들을 대중문화라는 프리즘을 통해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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