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투구’앞세운거인,결과는“……”

입력 2008-10-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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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훈련 이후에 처음으로 미팅한 것 같다.” 롯데 투수 강영식(27)마저 깜짝 놀랐다. 롯데는 8일 페르난도 아로요 투수코치의 주재 아래 투수진 미팅을 가졌다. 다른 구단이라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롯데는 올 시즌 좀처럼 ‘미팅’이란 걸 하지 않았다. 팀 성적이 곤두박질치던 지난 7월,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선수단 전체를 모아놓고 호통을 친 게 전부. 투수진만 따로 모이는 일은 없다시피 했다. 아무래도 8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로요 코치에게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던 모양이다. 그래도 미팅의 형식은 다른 팀들과 좀 달랐다. 삼성 타자들에 대한 대응 방식을 일일이 알려주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코치와 선수의 ‘자유문답 형’. 선동열 삼성 감독이 미리 공개한 선발 라인업을 한 명씩 지목한 뒤 투수들에게 대처 방법을 묻는 식이었다. 강영식은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예를 들면 이랬다. 내게 박한이를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 물은 뒤 스스로 생각한 방법을 이야기하면 ‘그래, 그럼 그렇게 해라’ 하는 식이었다”고 귀띔했다. 투수 모두가 혼자 힘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능력을 갖추길 원하는 아로요 코치의 평소 지론 그대로다. 이번에도 역시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주기 위해 투수진을 불러모은 셈이다. 하지만 무뎌진 구위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1차전에서 선발 송승준과 구원 이용훈이 3회에 잇따라 무너진 것. 남은 경기에서는 롯데 투수진이 어떤 식으로 반응할지 지켜볼 일이다. 사직= 배영은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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