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바둑관전기]다양한항복의표시

입력 2008-10-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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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백1은 <해설1> 1이 정수이다. 복기 때 이 수가 연구됐다. 하지만 결론은 이렇게 두어도 흑이 반 집 이긴다는 쪽으로 났다. 이래 두어도 저래 두어도 흑이 이기는 바둑이란 얘기이다. 목진석이 목을 좌우로 꺾어 우두둑 소리를 냈다. 조금 더 버텨 볼 생각이다. 여기서 포기하자니 애써 본선을 뚫고 온 보람이 없지 않은가. 수순이 길어졌지만 백29를 보여드리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해설2> 백1로 늘어 버텨보고 싶다. 보통 때라면 이렇게 두어야 한다. 그러나 보시라. 흑▲가 절묘하게도 백△와 교환되어 있지 않은가. 이 돌이 놓여 있어 백은 두 점이 잡히게 되는 것이다. 박정상이 미리 읽고 이 수를 두었겠지만, 바둑이 잘 풀리는 날은 읽지 않아도 이런 식으로 돌이 딱딱 제 자리에 놓여 있다. 반대인 날은 중복, 심한 경우는 아예 자충의 자리에 가 있게 된다. 목진석이 더 버티지 못하고 돌을 던졌다. 기사들은 제각기 항복의 사인이 있다. 대부분은 그저 “여기가 안 좋았지?”하는 식으로 말을 건넨다. 상대에게 말을 거는 자체가 항서인 셈이다. 혹자는 돌 두개를 들어 바둑판 위에 내려놓기도 한다. 반상에는 하나의 돌만 두게 되어 있는 고로, 두 개를 올려놓는다는 것은 반칙인 것이다. 역시 항복의 표시이다. 때로는 바둑판의 맨 구석 1-1 자리에 돌을 놓는 경우도 있다. 뜬금없는 수를 둠으로써 졌다는 표시를 하는 것이다. 바둑에서는 불계패를 시인하는 것을 ‘돌을 던진다’라고 한다. 그렇다고 고금 이래 진짜로 돌을 ‘던진’ 경우는 없었다. <183수, 흑 불계승> 해설|김영삼 8단 1974yskim@hanmail.net 글|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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