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술이없으면무슨재미로?

입력 2008-10-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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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규제안’싸고티격태격“레저문화막다니”-“알콜도수제한을”
야구장의 단 맛을 본 사람들은 야구장 방문을 끊을 수 없다. 탁 트인 경기장에서 가족과 동료들과 응원하며 떠드는 재미는 ‘중독성’이 심하다. 야구장의 음주도 중독일까? 규제가 필요할까?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으로 야구장, 축구장 등의 체육 시설 안에서 음주 행위를 금지토록 했다. 이에대해 야구팬들의 반발이 크자 해명자료를 냈다. 이후 음주행위 금지에 대해 명확히 확정된 것은 없다. 16,17일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 1,2차전이 열린 잠실구장을 찾은 삼성과 두산 야구팬들은 음주 금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남자친구와 야구장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문세은(28) 씨는 “목을 축일 정도로 술을 마시면 그게 무슨 문제예요? 적당히 마시면 분위기도 좋지 않나요? 적당한 술은 응원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재형(35) 씨는 “어차피 술을 금지해도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어 와서 몰래 몰래 다 마실 텐데, 합법적으로 먹게 해주지. 메이저리그도 맥주 정도는 허용한다”고 말했다. 소주는 반대하지만 맥주는 야구관람 분위기에 좋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병희(28) 씨는 “완전히 탁상행정이다. 야구장을 비롯한 여러 공공시설에서 금지한다고 들었는데, 장소마다의 특징이 있다. 이 법안을 추진하는 사람은 분명 야구장에 안 와 본 사람일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야구팬들, 야구 관중에 대한 서비스 개념이 잘 안 잡혀있다”고 말했다. 김수남(36) 씨도 “야구를 안 좋아해도 맥주 사들고 회식 때 야구장에 오는 게 좋아 보이더라. 회식 문화에도 좋은데…”라며 음주관람을 찬성했다. 이에 반해 술을 금지하는 것이 건전한 관람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황미호(29) 씨는 “금지하는 게 좋은 생각이다. 술 마시다보면 이성을 잃고 옷 벗는 사람도 있으니… 10도 이하로 도수를 제한하든가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구장에서 술을 마시고 난동을 피우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음주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유용길(26) 씨는 “부산만 금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박광렬(45) 씨는 “몇몇 그릇된 술버릇을 가진 사람 때문에 규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롯데 팬들이 일부 관중으로 인해 오명을 입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백상준(50) 씨도 “음주는 개인의 자제력에 맡겨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퇴근 후 경기장을 찾은 김표향(27) 씨는 “경기관람 매너가 많이 성숙해졌다. 술 마시고 추태를 부린다거나, 오물을 경기장에 투척하거나 술병을 던지는 일은 이제 많이 없어졌다. 설사 그런 일이 일어나도 주변 사람들이 제지하고, 알아서 경기장 문화를 정화하고 있다. 국가가 레저문화를 규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야구 경기장에서는 소주 반입은 금지 돼있고, 종이컵에 맥주를 담아올 수 있다. 잠실 |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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