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의첫멜로…“만져야사랑이다”

입력 2008-10-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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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감독옴니버스영화‘도쿄!’서사랑도전…11년간집에틀어박힌소년의러브스토리담아
영화 ‘괴물’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봉준호 감독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멜로의 감성을 선택했다. 봉준호 감독은 23일 선보이는 옴니버스 영화 ‘도쿄!’의 세 번째 에피소드 ‘흔들리는 도쿄’를 통해 일본 청춘스타 아오이 유우와 호흡을 맞추며 사랑에 관한 섬세한 생각을 드러냈다. 영화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그리고 ‘괴물’ 등에서 그 재능과 치밀한 상상력을 과시해온 그로서는 첫 멜로영화인 셈이다. ‘도쿄!’는 봉준호 감독이 ‘이터널 선샤인’의 미셸 공드리, ‘퐁네프의 연인들’의 레오 까락스 감독과 함께 참여한 옴니버스 프로젝트. 이들은 일본 도쿄를 소재와 배경으로 삼아 자신들의 영화적 상상력을 담아냈다. 그 가운데 봉준호 감독은 다른 사람들과 접촉을 부러 피하며 살아가는 ‘히키코모리’의 사랑을 펼쳐냈다. 아오이 유우와 함께 ‘유레루’의 가가와 테루유키를 내세운 봉 감독은 11년 동안 집안에 틀어박혀 살아가던 히키코모리가 피자배달원 소녀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느낀 끝에 첫 외출을 감행하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도쿄 사람들은 외로워 보인다”고 말한 적이 있는 그는 “현대인들의 외로움 혹은 서로가 닿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심정을 그리고 싶었다”면서 “이제는 서로 닿고 건드리자”고 말했다. 사랑이 거대한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일상적인 접촉과 교감 속에서 자라날 수 있음을 드러낸 셈이다. 그의 의도에 화답하듯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는 “훌륭한 정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상큼한 셔벗처럼 사랑스럽다”고 평한 바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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