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못보는이들의권리찾겠다”시각장애인최영씨,사시2차합격

입력 2008-10-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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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교재만들어6번도전끝변호사꿈성큼
21일 20대 시각장애인 청년이 여섯 번의 도전 끝에 처음으로 사법시험 2차 시험에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최영(27·사진) 씨. 어렸을 때부터 막연히 시력이 나쁘다고만 여겼던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2005년부터 급격히 시력이 나빠지며 꿈을 접어야 할 처지에 내몰렸다. 시력을 완전히 잃었는데 점자조차 읽을 줄 몰라 2005년 1차 사법시험을 치고 시험을 그만둘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최 씨는 꿈을 이루기 위해 사법시험에 계속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시험을 치기 위해 자신만의 음성 교재를 만드는 것. 법학 교재 한 권을 음성 교재로 만드는데만 서너달이 걸렸고, 공부하는 시간 역시 남들보다 서너 배 이상 더 걸리기 일쑤였다. 그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다섯 번의 낙방 끝에 2007년 처음으로 1차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법무부에서는 2006년부터 최 씨와 같은 시각장애인들의 경우 음성 지원 프로그램이장착된 컴퓨터를 통해 시험을 칠 수 있도록 했는데, 그는 이 제도의 덕을 톡톡히 봤다고 한다. 그는 장래 포부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시각장애인 변호사로서 나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다”고 포부를 밝혔으며 “장애인들에게도 책을 읽을 권리가 보장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시각장애인 법조인이 나온 적이 없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250여명, 일본에서는 3명이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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