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에서무너진´SUN´의마법

입력 2008-10-24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결국 고비에서 ´SUN´의 마법이 빛을 잃었다. 선동열 감독(45)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23일 플레이오프 6차전의 패배로 결국 2승4패의 성적표를 안고 쓸쓸히 가을 잔치에서 퇴장하게 됐다. 페넌트레이스를 아슬아슬하게 4위로 마친 삼성은 준플레이오프에서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올 시즌 돌풍의 주인공´ 롯데 자이언츠에 3연승을 거두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선동열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매 경기 상대에 맞춘 ´맞춤전략´으로 경기를 치러 톡톡히 효과를 봤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차세대 거포´ 박석민을 2번 타자로 출전시켜 짭짤한 재미를 봤고 한 타이밍 빠른 투수 교체와 적절한 대타의 활용으로 불리했던 경기를 뒤집어내기도 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박석민의 갈비뼈 부상으로 위기가 닥쳤지만 그에 대한 준비도 선 감독의 머리 속에는 있었던 듯 큰 무리 없이 경기를 치러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진출의 분수령이 됐던 5차전, 선발로 나섰던 이상목이 1회에만 5실점한 끝에 4-6으로 아쉬운 패배를 당하고 삼성은 기세가 꺾이고 말았다. 이상목에 이어 마운드를 책임진 전병호와 조진호, 두 명의 베테랑만으로 8이닝을 소화했다는 점은 계속된 등판으로 지친 불펜에 휴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소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이 날 휴식을 취했던 투수들은 6차전에서 선 감독이 기대했던 만큼의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6차전의 선발로 예정됐던 존 에니스의 부상으로 윤성환이 결정된 탓도 있겠지만 아침부터 비가 내린 궂은 날씨 또한 삼성에게는 보이지 않은 적이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6차전의 윤성환 카드가 힘을 잃자 한 타이밍 빠른 선동열 감독의 투수 교체는 차우찬-정현욱-권혁의 조기투입으로 이어졌지만 오히려 상대에게 추가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후 투입된 안지만이 제 몫을 다했을 뿐 전체적인 삼성의 투수진은 궂은 날씨와 싸우고 두산과 또 싸우는 통에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는데 실패했다. 6차전의 승부수였던 파격적인 타선 운용도 큰 힘을 발하지 못했다. 그 동안 톱타자의 역할을 하지 못한 박한이를 9번 타자로 내리고 이혜천에게 약한 양준혁을 과감하게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그 대신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경기력을 이어온 신명철을 톱타자로 세우고 김재걸이 2번타자로 나섰다. 박석민이 3번, 진갑용을 4번타자로 세워 또 한번의 맞춤타선으로 이혜천을 공략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선 감독의 모험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렇게 삼성은 플레이오프 6차전에서 두산에 2-5로 패하고 말았다. 올 시즌 가을잔치에서 빛을 발했던 선동열 감독의 마법이 그 빛을 잃는 순간이었다. 이제 선 감독은 쓴맛과 단맛을 모두 느낀 올 시즌에 자신이 찾은 거대 원석들을 더욱 갈고 닦아 내년 시즌 다시 한 번 자신의 마법을 발휘할 때를 기다리게 됐다. 【서울=뉴시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