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던‘대왕세종’외롭게‘마침표’

입력 2008-11-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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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TV 대하사극 ‘대왕 세종’(극본 윤선주·연출 김성근)이 16일 방송을 끝으로 10개월의 대장정을 끝마쳤다. ‘대왕세종’은 기존 방식과 달리 본격 정치 사극을 표방하며 우리 시대 긍정적인 정치 지도자를 보여주는데 집중했다. 16일 방송에서 세종은 마지막까지 훈민정음 창제에 반대했던 최만리 등 보수파 등의 반대와 명나라 견제를 물리치고 훈민정음을 반포했다.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반포는 역사적으로 가장 큰 업적이지만 ‘대왕 세종’은 기존의 KBS 대하 사극이 ‘국민 드라마’로 남겨진 것에 비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2008년 1월 4일 인간 세종의 모습을 그린 스페셜 방송과 함께 시작한 ‘대왕 세종’. 방송 내내 ‘말도 많고, 일도 많았던’ 세종의 10개월을 뒤돌아보자. ○채널이동-표절논란-배우하차 ‘시끌시끌’ ‘대왕세종’은 3월 KBS의 봄 개편으로 방송 채널을 KBS 1TV에서 2TV로 변경했다. 채널 변경 전에는 시청률 20%대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인기를 받다가 변경 후 8.8%(8월 10·10월 25일 방송. TNS미디어 코리아 조사결과)까지 하락하며 자체 최저시청률을 기록하는 불명예까지 떠안았다. 표절논란에 휘말리면서 방영금지 가처분신청까지 받았다. 지난달 28일 소설가 김종록 씨가 자신의 소설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의 내용을 표절했다며 방영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했다. 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대왕세종’의 손을 들어줬지만 종영을 한달 여 앞두고 법정에 까지 선 이례적인 드라마다. 가수 이정현의 연기 복귀이자 사극 도전작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해 줄거리에 변화가 오기도 했다. 제작진은 신빈 김씨 역할에 대역을 투입하지 않고 후궁 관련 부분을 과감하게 생략했다. ○한글날 첫 촬영, 한글 창제로 종영 한글날인 작년 10월9일 첫 촬영을 시작한 ‘대왕세종’은 11월16일 세종의 한글창제 선포로 종영했다. 극의 중심이 세종에게 있는 만큼 남다른 출발과 마무리다. 한글 창제는 75회부터 총 12회 분량을 통해 본격적으로 다뤄졌다. ‘대왕세종’은 무엇보다 한글 창제라는 세종의 업적을 화려함보다는 그의 인간적 고뇌들을 바탕으로 잔잔하게 그려냈다. ○‘전쟁-선악-멜로’ 없는 정치드라마 ‘대왕세종’에는 대하사극의 오랜 흥행공식인 스펙터클한 전쟁신, 뚜렷한 선악구조, 애틋한 멜로 3가지가 모두 없었다. 그래서인지 첫 방송은 22.3%로 선전했지만 채널 이동 과정 등을 거치며 10%대 초반까지 시청률이 하락했다. ‘대왕 세종’ 한 관계자는 “갈등구조나 극화가 크지 않은 소재의 한계를 정치 드라마 장르로 극복하려고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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