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인들이본KBO총재의자질]“무능력정치인은NO!”

입력 2008-11-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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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총재도 폼만 잡는 정치인은 필요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상우 총재의 임기가 내년 3월로 만료되면서 벌써부터 현역 국회의원과 과거 정권의 실세인사가 자천타천으로 차기 총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정치인들은 이미 물밑접촉을 통해 세 규합에 나서고 있고, 이들에게 줄서기를 시도하는 야구계 인사들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프로야구계에서는 과연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스포츠동아가 8개 구단 단장, 감독, 선수대표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KBO 총재 자리에 안주하고 폼만 잡으려고 오는 낙하산 정치인은 반대”라고 입을 모았다. 응답자 25명 중 13명이 “능력 있는 인물이라면 정치인도 상관없다”고 밝혔지만 이들도 한결 같이 ‘능력’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나머지 10명은 “정치인 출신은 안 된다”며 현 신상우 총재의 실정과 야구에 대한 무관심에 가차 없이 질책을 가했다. A선수는 “신 총재의 야구에 대한 관심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최소한의 열의가 있는 분이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B선수는 “이제 나라에서 KBO를 관리하는 것도 아니고, 정치인 총재가 야구발전에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C단장은 “신 총재의 예에서 보듯 야구에 대한 애정도, 비전도 없이 ‘이상한 정치’에만 뜻을 두는 정치인은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D단장은 “신 총재도 처음에 정치적으로 힘이 있으니까 프로야구 현안을 해결해주리라 기대했지만 임기만 채우려는 모습이 강했다. 연봉과 판공비 등으로 KBO 기금만 축내는 정치인보다 기업 마인드가 있고, 일을 잘 하는 실무자가 좋을 듯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E감독은 “신 총재가 돔구장을 비롯해 열악한 지방 야구장 신축에 대한 약속을 하나라도 지켰나”라면서 “자리만 차지하려는 정치인 총재는 더 이상 필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들 중 “8개 구단에서 3년씩 돌아가면서 총재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과 “사회적으로 신망이 높고 야구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야구 발전에 관심이 많은 분이 총재가 돼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꼭 정치인이어서 안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정치인이든, 학자든, 기업가든, 야구인이든 일장일단이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정치인일 경우 조건을 달았다. 모두 “야구에 대한 열정과 지식, 그리고 조정자로서의 능력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야구계 문제를 잘 파악하고 중장기 비전을 실행에 옮길만한 파워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정도의 전문지식과 열정을 가진 분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우기도 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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