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바둑관전기]먼저기세를부리다

입력 2008-11-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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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제4기 한국물가정보배의 마지막 기보다. 불꽃같은 승부혼들이 반상에서 작렬했던 대회도 이것으로 끝. 이 바둑의 해설을 위해 바둑TV 인기 진행자 김지명 캐스터의 사무실에서 홍성지 6단을 만났다.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김지명씨 혼자 빈방을 지키고 있었다. 차가 막혀 홍성지는 조금 늦게 온다는 얘기였다. 자칭 ‘커피의 달인’ 김지명씨가 직접 핸드드립한 커피 한 잔을 타 주었다. 프로기사들 중 커피 좀 마신다는 사람치고 그의 수혜(?)를 입지 않은 자가 거의 없단다. 커피를 나누어 마시며 두런두런 잡담을 하고 있자니 홍성지가 문을 열고 들어섰다. 김지명씨가 “커피 한 잔 줄까?” 하니 “배고파요. 피자나 사주세요”한다. 피자를 주문해 놓고, 배달이 오기 전에 후닥닥 해설을 끝내기로 했다. 결승1국과 2국에서 모두 백을 든 쪽이 이겼다. 3국은 홍성지의 흑번. <실전> 흑3으로 우직하게 이은 수에서 일단 정지. 홍성지가 <해설1> 흑1로 뻗어 보인다. “이것도 있죠. 흑1이라면 백은 2로 날일자할 거예요. 흑3으로 지키기를 기다려 백4로 끊는 거죠. 요즘엔 이렇게도 많이 둬요.” <실전>은 <해설1>보다 간명하다. 홍성지는 실전에서 간명한 변화를 택했다. <실전> 흑3으로 이으니 과연 하변의 흑진이 깊어진다. 이세돌은 백4로 하변 지우기에 나섰다. 백8로 붙인 타이밍이 좋다. 오늘 이세돌의 감각이 괜찮아 보인다. 흑9에는 백10으로 끊는다. 흑11이 홍성지의 강수! 왜 강하게 뒀을까? <해설2> 흑1로 치고 백2로 나가면 흑도 3으로 따라나선다. 못 둘 것은 아니지만 어쩐지 백이 바라는 그림같다. 바둑은 져도 기세에서는 지지말라는 말이 있다. 홍성지가 먼저 기세를 부렸다. 해설|김영삼 8단 1974yskim@hanmail.net 글|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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