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vs곽희주…수비수들이끝냈다

입력 2008-12-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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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의 선수와 코칭스태프, 장외의 관중들, 누구 할 것 없이 모두들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서 90분을 보냈다. 하지만 긴장감이 대폭발한 순간은 2차례, ‘장군 멍군’하며 터진 선제골과 동점골 순간이었다. 공교롭게도 서울과 수원 모두 수비수가 천금같은 골을 작렬시켜 팀을 살렸다. ○아디의 선제골 우선 ‘장군’을 부른 쪽은 FC서울이었다. 주인공은 브라질 출신의 왼쪽 윙백 아디. 시간은 전반 21분, 왼쪽 코너킥 찬스. 물이 오를 때로 오른 기성용이 문전으로 날카롭게 올렸다. 큰 포물선을 그리던 볼은 골 에어리어 오른쪽 선상에 있던 아디 쪽으로 흘렀다. 순간, 아디는 힘차게 뛰어올랐고, 방향을 살짝 틀면서 헤딩슛을 시도했다. 볼은 수원 골키퍼 이운재가 전혀 손을 쓸 수 없는 오른쪽 골대 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번 시즌 단 2골에 그쳤던 아디였지만 이 순간만은 최고의 골잡이처럼 보였다. 아디의 이 한골은 서울이 홈그라운드에서 완전히 주도권을 잡는 선제골이었다. 아디의 선제골로 서울 응원단은 그야말로 천국으로 날아든 분위기였다. 후반 막판 수원 곽희주의 동점골이 터질 때까지는…. ○곽희주의 동점골 하지만 정규리그 1위 수원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저력의 수원이 ‘멍군’을 부른 시간은 0-1로 뒤져 패색이 짙던 후반 34분. 서울 문전 중앙에서 수원의 크로아티아 출신 수비수 마토가 높이 솟구쳐 올라 정확하게 헤딩을 꽂았다. 골대 뒤편의 수원 서포터들이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지만 볼은 서울 골키퍼 김호준의 손에 걸렸다. 2년 연속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그림자가 수원 팬들의 얼굴에 드리워졌다. 하지만 김호준의 손에 맞는 볼이 튀어나온 것은 수원으로서는 행운이요, 서울로서는 불운이었다. 안타까움의 탄식이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바뀌는 데는 1초도 걸리지 않았다. 곽희주는 볼이 튀어나오는 순간 득달같이 달려들며 오른발로 강력하게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종료를 불과 10분 여 남긴 상황에서 터진 극적인 동점골이었다. 곽희주는 “큰 경기에서 골을 넣은 게 처음이어서 너무 기쁘다”면서 “남은 경기는 컨디션이 올라와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상암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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