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체험]JYP연습생도전(2)-댄스수업,몸따로맘따로

입력 2008-12-21 08:2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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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첫째날-2> 3. 댄스 트레이닝 ‘몸 따로 마음 따로’ 추억은 아름답다. 보컬 트레이너에게 ‘필이 좋다’는 칭찬을 받고 한껏 고무된 마음으로 춤 연습을 위해 지하에 있는 연습실로 내려갔다. 한때 고교 시절,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갈고 닦았던 ‘화려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댄스 트레이닝은 내심 설레기까지 했다. 자신감도 어느 정도 있었다. 그러나 추억은 추억일 뿐, 현실은 냉정했다. 중·고교 시절 ‘몸 따로 마음 따로’를 표현하는 우스갯소리로 ‘마음은 박남정인데 몸은 김정구’라고 했다. 당시 최고의 댄스가수가 박남정이었고, 원로가수로는 고 김정구 씨가 유명했다. 20년 후에야 이 말을 몸으로 깨닫게 될 줄이야. 지하 연습실에는 이미 흥겨운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초등학생 두 명이 연습 중이었다. 미리 준비해간 트레이닝복을, 전투복 입는 심정으로 갈아입고 비장하게 큰 거울 앞에 섰다. 트레이너는 10년 경력의 댄서 김형웅 씨. 댄스팀 ‘스타일01’ 소속인 김 트레이너는 JYP 소속 가수들과 박진영 7집 수록곡 ‘키스 미’의 방송무대에 선 베테랑이다. 춤은 등급별로 A~D반로 나눠 단체강습으로 진행됐다. A반이 안무반으로 가장 수준이 높고, D반이 가장 초급반이다. 당연히 D반 연습생 네 명과 함께 수업을 받았다. 수업은 스트레칭으로 시작됐다. 쭈뼛거리며 스트레칭을 했다. 속된 말로 ‘아이들’하고 같이 하자니 좀 멋쩍었다. ‘마음 편히 먹자~. 원더걸스가 열심히 하라고 격려했잖아.’ 스트레칭에 이어 이전 강습에서 배웠던 동작을 복습했다. 이 날이 교육 첫날이니 당연히 눈만 멀뚱멀뚱. 어색한 시간이 십여 분 지난 후 드디어 수업이 시작됐다. 수업 과제는 바운스 동작. 리듬을 타는데 필수 동작이라고 했다. 상체를 숙이면서 동시에 무릎을 올리고, 반대로 상체를 숙였다 올리면서 무릎도 함께 올렸다 내리는 스텝을 하는 것이 바운스 춤이다. 스텝은 ‘예상대로’ 잘 이뤄졌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팔 동작이 가미되자 스텝도 흐트러졌고, 재롱을 부리는 듯한 율동이 됐다. 다리도 아프고, 숨도 차고. 체력이 떨어질수록 ‘운동해야 되는데’라는 허튼 다짐이 자꾸만 되뇌어졌다. 옆에 있는 연습생 ‘동기’에게 “힘들다”고 푸념했다. 그러자 자기는 벌써 2년째 이러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바로 입을 다물었다. 트레이너가 “내일 아침 일어날 때 좀 힘들 것”이라며 웃었다. ‘그래, 힘들겠지, 힘들 거야.’ 춤은 단계별로 배운다. 웨이브에서 시작해 팔뻗기, 상체 바운스, 스텝, 바운스, 응용스텝의 순서로 이어진다. 이 과정을 모두 거치는데 적어도 1년이 소요된다. D반에서 A반까지 가려면 보통 2년은 걸린다. 이 과정을 이수했다고 끝이 아니다. 박진영의 최종 심사를 통과해야 비로소 ‘졸업’하게 된다. 특히 JYP는 기본 동작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기본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절대 ‘안무’단계로 갈 수 없다. 그래도 왕년에 한가락 하던 실력이 통했는지, 1시간 30분의 수업이 끝나고 강사는 “선은 좀 지저분하지만, 느낌은 좋다”고 평가했다. 어차피, 춤이든 노래든 ‘필’이 중요한 법이니까. ‘나~안, 필이 좋을 뿐이고~.’ 뭉친 허리 근육을 두드리며 스스로를 대견해 했다. 4. 언어 트레이닝 교육 첫날의 세 번째 시간은 언어 트레이닝. ‘혹독한’ 춤 수업을 끝내고 숨을 몰아쉬는데 전화가 왔다. “시간 됐는데 왜 안 오세요?” JYP는 중국어만 정규 교육때 가르친다. 영어 등 나머지 언어는 필요에 따라 교육한다고 했다. 강사는 중학교 때 중국 길림성 연길성에 왔다는 20대 후반의 이향 씨. 그는 “전주 이씨”라 했다. 재중동포다. 일반 외국어 학원과 비슷할 거라 생각했지만 역시 1대1 개인교습으로 진행됐다. 중국어 수업은 난생 처음이었다. 4성(聲)이 있다는 소리는 익히 들었지만, 그 실체를 겪어보기는 처음이었다. 초급생은 모음 외우기가 기본. 연습생들은 대부분 중국어를 무척 어려워한다고 했다. 그래서 강사는, 재미있는 교육을 위해 노래로 중국어를 배우게 한다. ‘니 하오’ ‘셰셰’ ‘부크어치’ ‘두이부치’ ‘메이꽌시’ 등 중국 영화를 통해 익숙해진 말들을 따라하면서 “발음이 너무 어렵다”고 하자, 강사는 “문법은 쉽다”고 위로한다. 강사는 1시간 강의 동안 ‘뚜이’(맞아)를 자주 외쳤다. 하나를 가르치면 두 개를 깨치는 천재성에 놀란 모양이었다.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중국어면 중국어. 못하는 게 없구먼.’ 강사는 “수업 태도는 만점인데, 다음 수업에도 지금처럼 그대로 외우고 있어야 진짜 실력이 된다”고 했다. 발음을 배우고 인사말을 배운 뒤 교재 진도를 나간다고 했다. 드디어 첫날 수업을 모두 마치고 다시 신인개발팀으로 가서 출석카드를 찍고 귀가했다. 집에 오니 긴장이 풀렸고, 삭신이 쑤셔왔다. ‘아, 내일이 걱정된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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