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현·박성호남매신년인터뷰“첫승과KPGA시드권향해함께뛰어요”

입력 2009-01-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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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한국여자골프대상 베스트드레서 박시현(21)과 ‘아시아 장타왕’ 박성호(19) 남매가 특별한 2009년을 맞이했다. 둘은 아직 가야할 길이 먼 신인이다. 누나 시현은 작년 유난히 많은 스타가 탄생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당당히 베스트드레서로 뽑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실력으로 인정받지 못했기에 새해를 맞이한 각오가 남다르다. 동생 성호는 더 바쁜 새해를 보내야 할 것 같다. 작년 ‘아시아 장타왕’을 2년 연속 차지하는 기쁨도 잠시, 정작 중요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Q스쿨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올 가을 재도전해야 한다. 가야할 길은 다르지만 새해를 맞은 남매는 서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두 손을 맞잡았다. ○시현 175cm-성호 192cm 장신 지난해 12월 9일 한국여자골프대상 시상식에서 유난히 눈에 띈 선수가 있었다. 베스트드레서에 선정된 박시현이다. 175cm의 큰 키에, 늘씬한 각선미가 돋보인 그녀는 패션모델 같은 화려한 외모를 지녔다. 상을 받은 건 엄마 덕을 봤다. 모친 유애자 씨는 1980년대 국가대표 배구선수 출신으로 큰 키와 늘씬한 몸매는 엄마의 피를 물려받았다. 베스트드레서에 선정된 건 좋은 징조다. “지금까지 베스트드레서에 선정된 선수들은 모두 우승자 대열에 합류했어요. 저도 선배들처럼 꼭 우승자가 돼 다시 시상식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그녀는 시상식에서 가장 긴 소감을 남겼다. 외모 덕에 받은 상이지만 이번 기회에 팬들 앞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됐기에 의미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박시현은 올 시즌 10여개 안팎의 대회에 출전할 전망이다. 2009년 KLPGA 투어 시드전에서 79위 그쳐 전 경기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만족한 결과는 아니지만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실력이 아닌 외모 덕에 상을 받았지만 올해는 실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꼭 지켜봐주세요”라며 박시현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동생 성호는 누나에 비해 가야할 길이 더 멀다. 192cm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는 절로 탄성이 나오게 만든다. 그의 장타는 국내는 물론 일본까지도 평정했다. 2007년에는 아시아 대표 자격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장타선수권대회에도 출전했지만 아쉽게 경험 부족으로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최고 기록은 406야드다. ‘아시아 장타왕’이라는 별명까지 얻어 먼저 유명세를 탔지만 정작 꿈에 그리던 투어출전권을 손에 넣지는 못했다.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이라는 말처럼 장타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는 투어출전권을 따는 게 목표다. “장타왕이라는 타이틀이 가끔은 부담이 되기도 해요. 장타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골프는 또 다르거든요. 그래서 올 겨울에는 누나와 함께 훈련하면서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할 생각이에요. 올 가을에는 꿈을 이루기 위해선 더 많은 땀을 흘려야 할 것 같아요.” ○“함께 있어서 덜 힘들어요” 남매가 골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아버지의 영향이었다. 항공기 기장 출신인 아버지가 먼저 골프를 시작했고, 가족끼리 함께하면 좋을 것 같아 엄마와 남매에게도 골프를 권유했다.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했지만 남매 모두에게 소질이 보이자 선수의 길을 택했다. 혼자 운동을 했다면 힘든 길이었을 텐데 다행히 남매가 함께 운동을 해 힘든 일이 절반으로 줄었다. 둘은 고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줄곧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래서 누구보다 서로에 대한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것도 남매에게는 좋은 일이다. 함께 운동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의지하는 일도 많다. 서로의 스윙을 분석해주면서 그때그때마다 보완하면서 실력을 쌓았다. 그래서 둘에게 서로는 좋은 파트너이자 스승이 되기도 한다. 작년에는 먼저 프로가 된 누나를 위해 동생이 캐디를 자처하면서 뒷바라지에 나섰다. “다른 선수는 엄마나 아빠가 캐디를 보는 게 보통인데 저는 동생이 더 편해요. 오랫동안 함께 운동을 하면서 서로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조언도 많이 받을 수 있죠. 처음 함께 호흡을 맞췄던 건 지난해 한국여자오픈이었는데 동생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저보다 동생이 그린의 경사를 읽는 능력이 더 뛰어난데 그 덕에 예선을 통과하는 기쁨을 맛봤어요.” ○“우리 남매, 700야드는 날려야죠” 한 시즌을 투어에서 보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게 많다. 특히 장타는 누나 시현이 동생에게 배워야 할 부분이다. 그래서 올 겨울에는 동생에게 특별히 장타레슨을 받을 예정이다. “동생에 비해 저는 거리가 많이 나지 않는 편이에요. 요즘은 여자 선수들도 평균 250야드 이상은 쳐야하는데 아직은 많이 모자란 편이죠. 그래서 올 겨울동안 동생에게 특별과외를 받아 거리를 늘릴 생각이에요. 동생은 레슨에도 천부적인 소질을 갖고 있는데 동생이 가르쳐주면 귀에 쏙쏙 들어와요.” 둘의 드라이버 샷 거리를 합하면 650야드에 달한다. 이 정도면 어마어마한 기록이지만 남매는 “적어도 700야드는 날려야 할 것 같아요”라며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먼저 투어에 진출한 누나를 보면서 동생 성호도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졌다. 빨리 정규투어에 출전해 특기인 장타를 날리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장타가 주특기지만 골프는 다양한 장비를 잘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쇼트 게임이나 퍼트 연습도 무시할 수 없죠. 그런 점은 누나에게 배워야 할 것 같아요. 누나는 감각이 뛰어나요. 그래서 쇼트 게임을 아주 잘하는 편이거든요.” 올 겨울에는 이렇게 훈련 일정을 계획했다. 누나는 약점인 장타를 동생에게 배우고, 동생은 누나의 장기인 쇼트 게임을 배워 각자의 꿈을 향해 나아갈 생각이다. “아직은 우리 남매가 가야할 길이 멀고 험하죠. 하지만 혼자가 아닌 둘이라서 괜찮아요. 힘든 일은 서로 덜어주고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채워나가면 반드시 우리가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몇 승을 하겠다’는 스타들의 포부에 비하면 남매의 소망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굳은 의지만큼은 스타들의 각오에 뒤지지 않는다. 올 시즌 필드를 함께 누빌 장타남매의 모습이 기대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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