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포스트게임] KBO파워,돈에서나온다

입력 2009-01-28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지난 1월1일 메이저리그는 ‘MLB 네트워크’를 발족시켰다. NFL, NBA, NHL등 다른 메이저 종목에 비해 가장 늦은 케이블 방송 출범이다. 이로써 미국의 4대 메이저 종목은 모두 자체 방송 네트워크를 갖게 됐다. 미국의 스포츠는 이제 케이블이 대세다. 지상파는 편성과 방송시간이 제한돼 있어 스포츠 중계방송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예전에는 지상파와 케이블의 시청률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이제는 격차가 현저히 줄었다. MLB 네트워크가 출범하면서 조사한 바에 있으면 미국 9000만 가구에 케이블이 설치돼 있다고 한다. 어느 조직이든 돈이 없으면 활개를 펼 수 없다. 미국 스포츠 4대 종목의 사무국은 넉넉한 예산을 갖고 있다. 그리고 항상 돈벌이에 열중이다. 사무국의 절대적인 수입은 방송사와 맺는 TV 중계권료다. 그러나 이외에도 다양한 수입원이 있다. 메이저리그는 플레이오프와 월드시리즈의 선수 배당금을 4차전으로 제한한다. 국내에서는 한국시리즈가 7차전까지 이어질 경우 선수들에게 돌아갈 배당금이 커진다고 하는데 메이저리그는 다르다. 4차전으로 제한하는 이유는 두가지다. 높은 배당금을 위해 담합해서 고의적으로 시리즈를 늘리려는 의도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목적이 있다. 또 하나는 4차전 수입까지 선수들에게 배당금을 주고 나머지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재원으로 포함된다. 예산 확보차원이다. 프로야구를 총괄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실정은 어떨까. 요즘 말이 아니다. 구단들의 입김에 크게 위축돼 있다. 바로 돈이 없어서다. 구단에 손을 내밀어야 할 실정이다. 2년 연속 연봉 동결이고, 최근에는 구단들이 구조조정하라고 압박했다. KBO에 구조조정을 해야할 정도로 인원이 많은줄 몰랐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임 신상우 총재가 재직중 불요불급한 인원들을 채용한 점을 지나칠 수 없다. 윗사람의 지시에 의한 구멍가게 식의 정실 채용은 항상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현재 KBO가 이처럼 구단의 압력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공중분해된 현대 유니콘스를 관리하면서 130억원 가량 모아 놓은 자금을 사용한 게 결정타다. 유영구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을 KBO 총재로 영입하려다가 제동이 걸린 것은 정부의 압력 즉 간섭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구단들도 KBO에 간섭을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구단들이 이래라 저래라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커미셔너의 말이 법인데, 구단이 커미셔너의 조직에 간섭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KBO는 구단의 간섭을 피할 수 없는 신세가 됐다. 파워의 원천인 돈이 없다. 최근 총재 영입이 무산될 때 전임 사무총장 출신은 “KBO에 무슨 사무총장이 필요하냐, 디렉터면 된다”며 몸담았던 조직을 스스로 격하시켰다. 그 전임 총장은 재직 시 구단주급 총장직을 수행해 사장들이 ‘추후 총장은 사무국장으로 격하시키자’는 논의까지 한 적이 있다. KBO는 경험풍부하고 우수한 인력으로 조직이 정예화돼야 한다. 프로야구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지금 KBO는 파이를 키우는데 앞장서야 하고 돈버는데 머리를 싸매야 한다. KBO는 할 일이 많다.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미국의 주말은 스포츠의 날이다.자정을 넘어서도 학원에 다녀야 하는 한국의 교육풍토.운동선수는 운동기계밖에 될 수 없는 학원스포츠.언제쯤 진정한 지덕체 교육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한숨만 나온다.스포츠를 보면 미국이 보인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