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CSI잡학수사대]사람도기어다니면개코가된다?

입력 2009-02-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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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강도가 들어왔다 나간 흔적은 있어도 집 주인이 밖으로 나간 흔적은 아무리 봐도 없는데. 새라 : 그러게 말이야. 나가는 걸 봤다는 사람도 없고. 반장 : 음… 혹시 집 안에 있는 건 아닐까? : 그럴 수도 있죠. 기절해 있다거나, 우리하고 숨바꼭질이라도 하겠다거나, 그럴 지도 모르죠. 그럼 지금부터 집을 구석구석 뒤져볼까요? 새라 : 집이 워낙 넓고 복잡해서 한참 걸리겠는데…. 혹시 집 주인이 크게 다치기라도 했다면 그렇게 대책 없이 시간 잡아먹다가는 죽을지도 모르는데. 아니, 반장님! 뭐 하세요? : 반장님이 갑자기 개가 되셨나? 왜 네 발로 기어 다니는 거지. 아니 반장님! 어디 가세요! 반장 : 냄새 맡았어! 저 쪽에 뭔가 있어! : 와, 진짜 개 같이 뛰어가시네. 새라 : 닉, 어째 어감이 좀 이상한데? 아무튼 쫓아가보자. 반장: 찾았어! 여기야. 아마 강도가 들이닥치니까 싱크대 밑에 숨었다가 기절했나보군. : 그런데 반장님, 어떻게 여기 있는 걸 아셨죠? 반장: 아까 냄새를 맡아보니까 어디선가 향수 냄새가 나더라고? 그래서 냄새가 나는 방향을 쫓아갔지. 새라: 닉, 무슨 냄새 맡았어? 난 아까 아무 냄새도 안 나던데. : 글쎄, 나도 새라 발 냄새밖에는……. 새라: 닉! 내 발이 아니라 네 발이라고! 아무튼 반장님, 아까 네 발로 기어 다닌 게 냄새 맡으려고 그러신 거예요? 반장 :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을 실험해본 거지. 미국 버클리의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대학생 32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내용인데, 실험자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손발에 두꺼운 패드를 대서 후각을 뺀 모든 감각을 차단한 다음에 넓은 풀밭을 네 발로 기면서 초콜릿이 묻은 얇은 실을 찾게 했어. : 그 결과 냄새 맡는 능력이 좋아졌나보죠? 반장 : 그래, 실험자들이 개나 동물들이 하는 것처럼 킁킁거리면서 지그재그로 풀밭을 돌아다녔더니 3분의 2가 10분 안에 초콜릿 묻은 실을 찾았어. : 와… 그 정도면 굉장히 빨리 찾은 거 아녜요? 그야말로 백사장에서 바늘 찾기일 텐데. 반장: 그렇지. 그런데 그중 4명한테 사흘 동안 하루 세 번씩 같은 일을 하도록 했더니 나중엔 3분 30초 만에 실을 찾았다는 거야. 새라 : 아니, 그럼 반장님도 그동안 하루에 세 번씩 냄새 맡으러 기어 다니셨다는 얘기에요? 반장 : 너무 알려고 들진 마! 아무튼 인간의 후각이 기본적으로 동물 중에서 거의 꼴찌급이긴 하지만, 네 발로 지그재그로 땅을 훑으면서 냄새를 맡는 동물들의 행동도 냄새를 잘 맡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지. 사람도 그런 행동을 따라 해보니까 냄새 맡는 능력이 향상되는 걸 보면 말이지. 새라 : 게다가 그런 훈련을 되풀이하면 후각이 더 발달할 수도 있다는 거잖아요. : 아무튼 반장님, 아까 냄새 맡으면서 기어 다니는 모습이…… 정말 개 같더라고요. 으하하! 반장 : 뭐? 나보고 개 같다고? 닉, 자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건가? : 아니, 그게 아니라 진짜로 개 같아서……. 반장: 닉! 계속 이 반장을 놀리겠다 이거지? 그런 망발을 하고도 무사할 거라고 생각하나? 수사결과 훈련을 통해서 발달된 후각을 이용하여 향수 냄새를 추적하여 부엌 싱크대 안에서 기절해 있던 집 주인을 찾을 수 있었음. (추신) 닉에게 일주일동안 후각 개발 훈련을 받도록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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