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칼바람마니아프로사라진다…시청률부진에광고급감겹쳐구조조정

입력 2009-02-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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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기다리며 시청했던 프로그램이 폐지되다니…” 불황의 시대, 안방극장에 ‘마니아 프로그램’이 사라지고 있다. 마니아 프로그램은 한자리수 혹은 10%대의 평범한 시청률을 기록하지만, 적잖은 열성 시청자를 확보한 프로그램을 일컫는 말. 요즘 눈에 띠게 광고가 급감한 현실에서 방송사들이 저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경영 편성’을 내세우며 구조조정을 하면서 마니아 프로그램들이 ‘칼바람’을 맞는 불행을 겪게 됐다. ○불황 타개, 타깃이 아닌 ‘매스’가 답이다? 마니아 프로그램들의 쓸쓸한 퇴장은 지상파 3사 중 봄 부분 개편을 가장 먼저 단행한 SBS에서 엿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터뷰 게임’과 ‘연애시대’. 이 프로그램들은 연예인을 둘러싼 신변잡기가 주류인 예능 프로그램들 속에서 일반인의 일상과 연애에 얽힌 고민 해결을 전면에 내세워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프라임 시간대를 장식했던 ‘인터뷰 게임’과 ‘연애시대’는 결국 ‘단명’이란 가혹한 운명을 맞았다. 시청률 부진이란 냉정한 현실을 넘어서지 못한 것. SBS의 한 관계자는 “울며 겨자 먹기”란 표현으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이 정도는 아니었던 얼마 전까지만 해도 특정 계층에 강한 소구가 되는 프로그램 개발이 활발히 전개됐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결국 여러 계층을 아우르는 ‘매스’(Mass) 마켓을 노릴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프로그램 살려내라, 마니아의 거센 항의. 한편, 즐겨보던 프로그램을 잃게 된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넘어 분노와 항의를 직접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방송사 인터넷 게시판과 각종 포털 사이트 내 커뮤니티를 통해 프로그램 폐지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히고 나아가 이를 공론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연애시대’는 폐지가 공식화된 4일 이후 현재까지 공식 홈페이지에만 110여 개의 글이 등록돼 폐지 결정의 번복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인터뷰 게임’의 경우 몇몇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폐지를 반대하는 청원 운동과 이와 유사한 시청자 모임이 결성되는 등 프로그램을 살리려는 조직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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