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채널배대상경륜…황제조호성갔어도‘하남제국’은건재했다

입력 2009-02-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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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은 갔어도, 하남은 건재했다. 올 시즌 첫 대상경주인 sbs채널배가 팬들의 관심을 증폭시켰던 지난주 벨로드롬은 시작과 끝을 모두 하남팀이 지배하며 일방적인 잔치를 벌였다. 첫 기세를 올린 건 뜻밖에도 하남팀의 허리 이용희와 문희덕. 두 선수는 금요 예선 첫날 강축들의 견제로 고전이 예상됐지만 각각 12, 13경주에 출전했다. 추입과 마크로 2착해 소중한 결승 티켓을 확보한 덕이었다. 문희덕은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이홍주를 누르며 쌍승 78배의 이변을 만들어내 일요일 선전의 결정적인 원동력이자 밑거름이 됐다. 경쟁자인 노태경과 김치범은 초조함이, 마지막 14경주를 위해 대기하던 최순영은 반대로 환한 미소가 번지면서 확실하게 기선제압에 들어가는 순간이었다. 토요일은 공교롭게도 지난해까지 하남호의 선장을 맡으며 전국을 호령했던 ‘경륜황제’ 조호성의 은퇴식이 마련됐다. 약 5년의 그리 길다고 볼 수 없는 시간이었지만 감히 누구도 엄두내지 못할 ‘레전드’급 업적을 남긴 조호성은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벨로드롬을 떠났다. 조호성은 올림픽에서의 선전을 약속하며 자신이 속했던 하남팀에 대한 고마움과 지속적인 활약을 부탁했다. 대망의 일요 결승은 하남팀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떠오른 최순영이 멋지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날 두 명의 확실한 아군에 13기 동기생인 노태경과의 깜짝 연대까지 마련한 최순영의 행보엔 거칠 것이 없었다. 시종일관 주도권 다툼을 벌였던 이홍주, 노태경을 활용하는 등 특유의 침착함과 빼어난 순발력을 바탕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트로피를 움켜쥐었다. 경륜전문가 박창현 씨는 “이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완벽한 시나리오는 있을 수 없을 것”이라며 첨병이자 돌격대 역할을 완벽히 소화한 하남팀 허리진과 벨로드롬을 떠나면서까지 자신의 팀에 승기를 불어넣어준 선배 조호성, 그리고 과거 아시아대회 5관왕 출신답게 당황하지 않고 깔끔한 마무리로 우승을 차지한 최순영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생애 첫 대상 경주 우승을 차지한 최순영은 경기 후 우승소감에서 팀 동료는 물론 라이벌 노태경에게도 공을 돌리는 모습을 보여 실력에 인품까지 고루 갖춘 차기 대권 주자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전문가들은 일당백으로 통한 조호성의 공백을 하남 후배들이 너무 빠르게 메우고 있어 올 시즌 벨로드롬의 향방을 가늠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전망했다. 하남팀은 그동안 톱스타 4인방 체제의 유성, 호남팀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갑작스런 리더교체로 당분간 분위기가 어수선할 것이란 지적이 있었기 때문. 하지만 맏형 김영섭과 차기 대권후보 최순영의 투톱 체제에 이용희, 문희덕, 방희성, 조현옥, 김봉민 등의 든든한 허리진, 여기에 15기 수석 이욱동의 빠른 성장세까지 더해져 하남팀은 신구의 조화를 통해 오히려 짜임새가 배가된 느낌을 주고 있다. 팀간 대결 못지않게 개인대결, 즉 누가 차기 경륜 대권을 차지할지도 점입가경이다. 그동안 조호성의 대를 이을 것으로 기대됐던 홍석한이 1월에만 벌써 두 번의 패배를 기록하는 등 세대교체의 급물살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관측이 대두되면서 개인과 팀 모두 경륜 사상 가장 혼란스런 시기가 도래했다는 분위기이다. 2009년, 바야흐로 벨로드롬에 군웅할거의 시대가 왔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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