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의 열기를 안고 프로야구가 4월 4일 페넌트레이스 개막 2연전을 시작으로 팀당 133경기, 총 532경기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해도 8개 구단은 저마다 우승 또는 최소 4강 진입을 목표로 겨우내 전력 보강에 심혈을 기울였다.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는 승부 세계의 필연적 속성이 빚어낼 변주곡이 2009시즌 프로야구에서는 어떤 반향을 낳을까. 스포츠동아는 먼저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SK에서부터 전력 보강을 위한 광폭 행보로 주목 받은 LG까지, 새 시즌을 앞둔 8개 구단의 전력을 지난해 성적 역순으로 분석하는 순서를 마련했다.》
○마운드
봉중근의 마무리 이동은 없던 일이 됐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선발 원투펀치에는 봉중근 옥스프링이 버티고 있고, 정재복 심수창의 4선발까지도 확정적이다. 마무리는 일단 우규민 이동현의 ‘더블 스토퍼’ 체제로 운영된다. 불펜진은 무게감이 떨어져 걱정. 재활중인 박명환의 복귀는 5월 초쯤으로 예상된다.
○선발 라인업
페타지니가 4번으로 중심을 잡고, 안치용 이진영이 앞뒤에 포진할 듯. 2-3년 내 중심타자로 성장할 재목인 ‘제대 병력’ 박병호가 지명타자 또는 페타지니와 함께 번갈아 1루수로 나서며 출장시간을 대폭 늘릴 전망이다.
○키플레이어=봉중근
‘WBC 영웅’ 봉중근이 1선발 몫을 얼마나 해주느냐가 팀 운명의 방향타가 될 듯. 김재박 감독은 4월달에 일정 수준의 성적을 내고, 박명환이 선발로테이션에 복귀하면 상황에 따라 봉중근의 마무리 보직 이동도 검토 중이다. 타선에서는 톱타자 이대형과 박병호가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느냐가 중요하다.
○뉴페이스
FA 외야수 이진영과 내야수 정성훈이 가세했고, 투수 김경태와 내야수 박종호가 방출의 아픔을 딛고 LG에서 새로운 도약을 노린다. 이진영 정성훈은 기존 야수들의 경쟁심을 유도하며 팀 전력 상승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 김경태는 불펜으로 기용되고, 박종호는 백업 2루수 역할과 함께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 역할도 기대된다.
○Up&Down
투수력은 지난해와 별반 차이가 없지만 야수진은 대폭 보강됐다. 박용택이 늑골 부상으로 당분간 출장이 어렵지만 좌익수 안치용, 중견수 이대형, 우익수 이진영으로 꾸며진 외야진은 어디 내놔도 손색없을 듯. 정성훈이 3루를 맡으면서 내야 전반의 짜임새도 훨씬 좋아졌다. 지난해보다 ‘다운’된 면은 그다지 보이지 않을 정도.
○Preview
지난 시즌 종료 후 목돈을 들여 의욕적으로 이진영과 정성훈을 데려온 LG는 올해 최근 수년간의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적극적인 투자와 선수들의 의욕이 맞물려 야심차게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다. 시범경기를 치러본 다른 팀들도 ‘LG가 달라졌다’는 데 동의한다. 일단 시범경기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는 등 개막 이전 분위기는 좋은 편. 그러나 봉중근과 함께 원투펀치 역할을 할 옥스프링이 페이스를 완전히 끌어올리지 못한 점과 또 한명의 용병인 내야수 페타지니의 실전감각이 아직 100%에 미치지 못하는 점 등은 불안요소다. 올 시즌 후 계약이 만료되는 김재박 감독 입장에서도 성적이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재계약을 할 수 있다. 적어도 지난해 같은 무기력한 플레이는 나오지 않을 듯. ‘치열한 4위 싸움’의 한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반반.
○Special Tip
전반적으로 팀 전력은 상승했지만 팀 컬러상 뚝심이 있는 편은 아니다. 따라서 초반 분위기에 따라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수도 있고, 정반대로 곤두박질칠 가능성도 있다. 김재박 감독의 계약 만료 시즌이라는 사실까지 맞물리면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