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국민응원연기로보답할게요”

입력 2009-03-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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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환향’…그녀가오던날
“엄마! 김연아 알지, 김연아? 지금 그 애가 온대. 여기서 조금만 기다리면 볼 수 있어.” “김연아? 그 빨간 옷 입고 스케이트 잘 타는 예쁜 아이? 아이고, 반가워라!” 31일 오후 5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C게이트 근처. 한 모녀의 대화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딸은 40대로 보이는 중년 여성. 어머니는 족히 칠순 가까이 돼 보였다. 대한민국의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김연아(19·고려대)의 인기가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게이트 위에는 ‘세계를 감동시킨 피겨 여왕 김연아. 우리의 희망, 대한민국의 등불입니다’라는 현수막이 붙었다. 그리고 그 주위에 몰려든 수많은 팬들. 말 그대로 ‘인파(人波)’가 몰려온 듯 했다. 김연아의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람들은 1층으로도 모자라 2층 난간까지 에워싼 채 ‘피겨퀸’이 모습을 드러내기만을 기다렸다. 오랜 비행에 지쳤을 법한 여행자들도 여행용 트렁크를 발치에 세워둔 채 걸음을 뗄 줄 몰랐다. 머리 위에 종이로 만든 꽃밭을 얹고 김연아의 모습을 오려 붙인 팬도 눈에 띄었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동원된 경찰만 120명에 달할 정도. 뿐만 아니다. ‘여왕의 귀환’을 생생하게 전달하려는 크레인 카메라 4대가 쉴 새 없이 위아래로 움직였다. 수첩과 카메라를 든 취재진도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여러 겹으로 줄을 서야 했다. “대한민국 기자들이 여기 다 모인 것 같다”는 누군가의 혼잣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뿐. 오후 6시께. 입국장 문이 열리고 김연아가 나타났다. 나이키·KB국민은행·현대자동차 등 후원사의 이름이 붙은 검정색 트레이닝복 상의에 꼭 맞는 청바지를 받쳐 입은 채로였다. 삽시간에 입국장은 ‘꺄악’ 하는 비명 소리로 가득 찼고, 수백 개의 카메라 플래시가 김연아의 머리 위로 쏟아졌다. 김연아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자 더 커진 환호와 박수 소리에 공항이 떠나갈 듯 했다. 대한민국 국민을 웃게 한 이 자랑스러운 ‘피겨퀸’은 “점점 더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는 것 같아 힘이 난다. 앞으로도 좋은 연기로 보답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인천국제공항|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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