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씽스페셜]타고투저왜?김인식-선동열“올핸불방망이쭉쭉”

입력 2009-04-14 22:50:24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3인치낮아진마운드-줄어든스트라이크존-타자기량향상
올 시즌 초반 마운드가 방망이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13일까지 8개구단의 방어율은 4.29이며 타율은 0.271에 이른다. 특히 총 32경기에서 홈런이 무려 75개나 터졌고, 총 득점은 301점에 이른다. 경기당 양팀 합계 2.34개의 홈런과 함께 9.4점이 생산되고 있다. 이 같은 지표는 ‘타고투저’로 불릴 만하다. 지난해 31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전체 타율은 0.246, 방어율은 3.74였다. 총 41개의 홈런(경기당 1.32)이 기록됐고, 245득점(7.9점)이 나왔다. 지난해 같은 시점과 비교해 경기당 홈런이 1개 이상 많아졌고, 득점력도 1.5점이나 높아졌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투수력이 타력을 압도하는 ‘투고타저’ 시대였다. 2006년에 이같은 현상은 극에 달했다. 시즌타율을 놓고 보면 2006년 0.255, 2007년 0.263, 2008년 0.267로 높아졌다. 방어율도 2006년 3.58, 2007년 3.91, 2008년 4.11로 치솟았다. 득점은 2006년 3981점, 2007년 4306점, 2008년 4522점으로 올라갔다. ‘투고타저’를 해소하기 위해 2007년부터 마운드 높이를 13인치에서 10인치로 낮추고, 스트라이크존을 줄였는데 지난해부터 ‘타고투저’로 확실히 역전되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올 시즌 초반의 ‘타고투저’는 일시적인 현상일까. 삼성 선동열 감독과 한화 김인식 감독은 14일 대구경기에 앞서 이구동성으로 “일시적이 아니라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선동열 감독은 “시즌 초반에는 보통 투수가 힘이 넘쳐 타자를 제압하는 시기다. 날씨가 풀리면서 타자들의 방망이가 살아나기 시작하는데 벌써부터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이 나온다는 것은 이런 현상이 갈수록 더 심해진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예상했다. 선 감독은 “결과적으로 타자들의 기량이 향상된 반면 투수들의 기량은 그 자리에서 머물고 있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2000년대 중반 ‘빅3’로 불린 손민한 배영수 박명환을 비롯해 각 팀의 주축투수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데, 팀에서 1명씩의 투수만 빠져도 팀 마운드의 전체적인 구도가 흐트러지고, 그만큼 약한 투수가 1군 엔트리에 밀고 들어올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김인식 감독 역시 “불펜이 강한 SK 등 몇 팀을 제외하고는 마운드가 너무 허약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마운드 세대교체 과정에 있는 팀들이 많은 반면 타자들은 경험이 쌓이면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선수도 타자가 득세하고 투수는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시 마운드를 높여야할까. 김인식 감독은 “마운드 조정이나 스트라이크존 등 인위적 조정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