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봄비의희비…LG“그쳐라”vs SK“내려라”

입력 2009-04-15 22: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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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부터 비가 흩뿌렸던 15일. SK와 LG는 문학구장 양쪽 덕아웃에서 오락가락하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었다. LG는 내심 비가 그쳐 경기가 열리기를 바라는 입장. 전날 SK를 꺾으면서 타격감이 올라온데다 에이스 봉중근이 선발 등판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마침 봉중근은 이 날 새벽 첫 아들 하준(3) 군에 이어 건강한 둘째 딸을 얻은 참. 김재박 감독은 “봉중근이 딸까지 생겼으니 기 좀 받았겠지?”라며 호투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어차피 험난한 문학 원정이라면 봉중근 차례에서 겪는 게 낫다는 뜻. 연신 “비가 안 오면 무조건 해야지”라고 강조하더니 점점 개어가는 하늘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반면 홈팀 SK는 잦아들어가는 빗줄기가 초조하기만 했다. 관중석이 텅텅 빈 것은 둘째 문제. 부쩍 추워진 날씨 때문에 선수들의 부상이 염려됐고, 선발 투수도 ‘땜질’로 올려 보낸 전병두였다. 전지훈련 동안 많이 좋아졌다고는 해도 시즌 첫 등판이라 보장된 게 없는 상황. 게다가 주축 불펜 투수들이 대거 자리를 비운 터라 한 경기라도 거르고 넘어가길 바랄 뿐. 그 사이 잠실과 대구 경기가 비로 취소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김성근 감독은 “비가 구세주가 돼야 하는데…”라며 아쉬운 입맛을 다셨다. 하지만 이 날의 경기감독관인 최동원 전 한화 코치는 올해 처음으로 맡은 자리여서인지 유독 엄격하게 경기 강행 여부를 따졌다. 결국 “그라운드 사정이 좋다. 비랑 관계없이 충분히 경기 할 수 있겠다”고 판정. 두 감독의 경기 전 희비도 그렇게 엇갈렸다. 문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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