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치러야 할지 3차전이 걱정이야." 전주 KCC는 19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2차전에서 85-73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자신의 첫 번째 챔피언결정전 무대에서 첫 승을 기록한 허재 감독은 상기된 표정으로 인터뷰룸으로 들어왔다. 허재 감독은 "선수들이 슬기롭게 잘 해낸 것 같다. 수비를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잘 됐다"고 말했다. KCC는 리바운드에서 35-24로 앞서며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수비 리바운드에서도 28-19로 크게 앞섰다. 1차전에서 비교적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하승진은 30분15초 동안 20득점, 7리바운드, 2블록슛을 기록해 KCC 승리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허 감독은 "경기 전에 더블팀이 들어오는 것을 염두하고 좀 더 깊숙이 들어가서 자리를 잡으라고 주문했는데 잘 됐다"고 평가했다. 하승진은 1차전과 달리 이날 경기에서는 철저히 골밑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잡은 후 바로 슛 동작이 이어질 수 있는 정도의 거리였다. 또 턴 동작에서 엔드라인을 향해 상대가 더블팀 수비를 하기 힘들게 했다. 허 감독은 삼성의 주득점원 테렌스 레더를 효과적으로 막은 것도 강조했다. 레더는 25분04초를 뛰어 15점을 올렸다. 4쿼터에는 5반칙 퇴장으로 물러났다. 허 감독은 "레더를 일부러 쫓아내기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수비하는데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KCC가 손쉬운 승리를 거둔 것은 아니다. 4쿼터 막판 믿었던 추승균이 몇 차례 어이없는 플레이를 보여 추격을 허용한 것. 종료 2분27초를 남겨두고 73-76까지 추격당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허 감독은 "38분을 잘 해 놓고 2분을 못할 뻔 했다"며 "´잘 해 오고 왜 그런 식으로밖에 못하느냐´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KCC는 1차전을 내줬지만 2차전을 잡아 분위기 반전에 성공, 가벼운 마음으로 서울을 향하게 됐다. 하지만 허 감독은 "어떻게 치러야 할 지 3차전이 걱정이다. 삼성의 가장 무서운 점은 노련미"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양팀의 3차전은 오는 22일 오후 7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다. 【전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