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씽스페셜]육상100m기록안깨지는이유있다

입력 2009-05-0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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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38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 임희남(광주광역시청)과 여호수아(성결대)는 남자일반부·대학부100m결승에서 각각 10초51과 10초53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1979년 서말구(54·해군사관학교교수)가 세운 한국기록(10초34)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2일, 고등부100m결승에서 김국영(평촌정보산업고)이 세운 10초47에도 못 미치는 기록이다. ●순위 경쟁에만 안주 일본기록은 1998년 이토 고지가 세운 10초F. 일본의 주니어 기록도 10초24다. 30년 전과 비교하면, 경기장 인프라와 선수들의 체격조건 등 모든 것이 좋아졌지만 한국의 100m기록은 1930년대 세계기록 수준이다. 여호수아는 “한국선수들의 정신력이 문제”라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육상은 엄연히 기록경기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선수들은 기록보다 순위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전국체전에서 메달권에 있는 선수들은 실업팀에서 대기업 수준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 시도체육회 관계자들은 “우리에게 전국체전은 올림픽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시도체육회가 전국체전의 메달 수에 따라 한 해의 농사를 평가받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 속에서 타성에 젖은 일부 선수들은 기록보다, 메달경쟁을 통한 몸값 올리기에 집중한다. ●200m 꺼리는 100m선수들 200m한국기록(20초41) 보유자 장재근(46) 대한육상경기연맹 이사는 “한국기록이 화투판에서 광(光)을 팔아 나오는 것이 아닌데, 요즘 선수들은 너무 쉽게 운동을 생각한다”며 아쉬워했다. 100m레이스에서 한국선수들의 최대약점은 최고 속도를 내는 50-60m 지점 이후 속도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200m 훈련은 100m레이스의 막판 스피드 유지에 도움이 된다. 세계기록(9초69) 보유자 우사인 볼트(23·자메이카)의 주 종목도 원래는 200m. 하지만 한국의 일부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훈련강도가 높은 200m 훈련을 꺼린다. 서말구 교수는 “아무리 인프라가 좋아도 결국 사람이 뛰는 것”이라면서 “정신력의 강조는 구시대의 유물이 아니라 한국단거리의 최대과제”라고 밝혔다. 김천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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