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기혁. 스포츠동아DB
히어로즈-롯데전을 앞둔 14일 사직구장. SBS스포츠 김용희 해설위원이 배팅케이지 뒤편에서 프리배팅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롯데 박기혁(사진) 곁으로 다가왔다. 타율이 2할대 초반인 박기혁은 전날까지 최근 5경기에서 안타 없이 침묵하던 참. 롯데 감독 출신인 김 위원이 “기혁아, 요즘 많이 안 좋네. 좀 잘 하자”라며 어깨를 두드리자 박기혁은 쑥스러워 하며 대답했다. “예.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때 옆에서 듣고 있던 김무관 타격코치가 일침을 놨다. “야 임마, 너 열심히 하는 것만 갖고는 안 돼. 그리고 최선도 다 하지 마. 그것도 안 돼.” 언뜻 이해가 잘 되지 않는 충고. 슬럼프에 빠진 선수에게 채찍질은커녕 열심히 하지 말라니. 아니나 다를까, 곧바로 김 코치의 진짜 속뜻이 나왔다. “프로는 결과로 보여줘야지.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성적이 안 나면 다 소용 없다니까.” 하지만 진지함도 잠시였다. 쐐기를 박는 김 코치의 마지막 한 마디 “열심히 안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나도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사직|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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