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8강은훈수의힘] GK김호준선방도운‘최용수사인’

입력 2009-06-2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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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행에는 골키퍼 김호준의 숨은 공을 빼놓을 수 없다. 24일 열린 AFC 챔스리그 16강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승부차기를 하는 순간, 골키퍼 김호준은 간혹 벤치로 눈을 돌렸다. 승부차기에 들어가기 전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최용수 코치는 김호준을 따로 불러 상대 키커마다 사인을 주겠다고 했다. 일본에서 오랜 기간 선수생활을 했던 최 코치가 가시마 선수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어 킥의 방향을 예측해주기로 했던 것이다. 하지만 최종 결정은 골키퍼 김호준이 내리기로 했다.

김호준은 문전에 서서 상대 키커가 준비하는 동안 잠시 벤치를 바라봤다. 그럴 때마다 최 코치는 양 손 중 하나를 높이 들어 킥의 방향을 미리 예상해줬다. 가시마 첫 번째 키커 나카다 코지가 나오자 최 코치는 왼손을 들었다. 김호준은 벤치를 한번 쳐다보고 최 코치가 가리킨 방향으로 뛰었다. 일본 두 번째 마츠다 치카시가 키커로 나오자 최 코치는 또 다시 왼손을 들었다. 하지만 김호준은 자신의 판단대로 키커의 오른쪽으로 뛰었다. 코치의 뜻을 거슬렀지만 다행스럽게도 상대 키커의 슛을 막아냈다. 승부차기에서 유독 강점을 보이는 김호준은 “가시마전에서는 최 코치님의 판단이 큰 도움이 됐고, 심리적인 안정도 가져다줬다”며 “승부차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운이 좋았을 뿐이다. 공중 볼 처리 능력과 경기를 읽는 시야를 더 발전시켜 팀이 아시아정상에 서는데 더 도움이 되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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