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걸’연아…섹시007로금쏜다

입력 2009-08-1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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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스포츠 동아DB]

하루는 섹시한 ‘본드 걸’이 된다. 그리고 다음날은 현란한 재즈 선율에 맞춰 팔색조로 변신한다.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직접 공개한 ‘올림픽 금메달 프로젝트’다.

11일 새벽 입국한 김연아는 인천국제공항 인터뷰에서 2010밴쿠버올림픽 프로그램 배경음악을 발표했다. 쇼트프로그램은 영화 ‘제임스 본드 007’ 시리즈의 테마곡, 프리스케이팅은 미국 작곡가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다.

쇼트프로그램 음악은 특히 인상적이다. 김연아는 대중에게 친숙한 제임스 본드 메인 테마곡에 ‘선더볼트’, ‘다이 어나더 데이’, ‘닥터 노’ 등 다양한 시리즈 음악을 섞어 2분40초를 구성할 예정이다. 김연아의 전담코치 브라이언 오서가 일찌감치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이며 섹시한 면모까지 엿보일 것”이라고 귀띔했던 대로다.

고혹적인 느낌의 의상과 안무, 한층 성숙한 표정연기를 기대해볼 만 하다. 김연아는 “처음에 안무 코치에게 제임스 본드 주제곡 얘기를 듣고 ‘글쎄’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음악을 계속 듣다 보니 평소에도 재미로 듣게 될 정도로 좋았다”고 설명했다.

프리스케이팅 음악도 이례적이다. 김연아는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 중에서도 특히 빠르게 몰아치는 1악장 알레그로와 3악장 알레그로 아지타토를 편곡해 4분의 연기에 담아낸다. 리듬이 복잡하고 변화무쌍해 피겨스케이팅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기 쉬운 곡은 아니다. 그러나 드라마틱한 전개와 쉴 틈 없이 빠르게 흐르는 피아노 선율은 김연아의 장기를 뽐내기에 딱 좋다. 김연아는 ‘점프와 스텝의 풋워크조차 음악의 흐름을 완벽하게 탄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1988캘거리동계올림픽에서 ‘카르멘’을 연기한 카타리나 비트(독일)는 한 편의 연극처럼 프로그램을 구성해 여자 싱글 올림픽 프로그램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김연아의 ‘모험’이 성공한다면, 비트를 넘어서는 새 ‘고전’의 탄생을 기대해 봐도 좋을 듯 하다. 김연아는 “그동안 스토리가 있는 음악을 프리스케이팅에 주로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클래식한 음악이라 부드럽게 연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올림픽 시즌에 맞는 최고의 프로그램이 되도록 훈련에 열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14일부터 아이스쇼…미셸 콴과 듀엣 무대

한편 김연아는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제1체육관에서 열리는 아이스쇼 ‘삼성 애니콜-하우젠 아이스 올스타즈’에 출연할 예정이다. 우상 미셸 콴과 함께 하는 듀엣 무대가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연아는 17일 다시 캐나다 토론토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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