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4강가자”올인부상갈매기의타협

입력 2009-08-1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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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무리하게 1,2위를 추격하기보다는 4위 자리를 지키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스포츠동아DB

롯데는 전반기 막판 8연승을 달리며 단숨에 선두권을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올 시즌 팀 최다인 8연승을 완성한 7월 21일 롯데의 팀 순위는 47승42패로 4위. 당시 1위 두산(46승36패2무)과는 불과 1.5경기차였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이긴 날보다는 패한 날이 늘면서 삼성과 히어로즈의 협공 속에 4위 자리마저 안심 못하는 형편이 됐다.

그래서일까.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1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1위에 대한 욕심은 버리고, 4강 유지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경기 직전까지 선두 KIA(57승37패4무)에 6.5경기차(롯데 53승50패)로 멀어진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KIA와 두산을 따라가려면 전력으로 맞붙어야 하는데 현재는 그럴 여력이 없다”고 말한 데 이어 “2년 연속 챔피언 SK, 내가 보기에 리그에서 가장 강한 두산, 가장 인기 있는 두 팀 롯데와 KIA가 4강에 들어 KBO로선 좋은 일”이라고도 밝혔다. 팀마다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해도 정규시즌 종료까지는 아직 30게임 안팎을 남겨두고 있어 얼마든지 역전도 가능할 터. 그러나 로이스터는 이처럼 사실상 4위 지키기에 ‘올인’을 선언했다. 왜일까.

○너무 강한 KIA와 두산

로이스터 감독은 “두산은 공격력, KIA는 투수력이 좋다. 이런 팀들은 30경기가 남은 상태에서는 긴 연패를 당할 일은 없다. 3연전을 모두 내주는 경우는 있어도 6연패 같은 케이스는 없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서는 “우리가 운 좋게 3연승을 해도 다른 팀 역시 그럴 수 있다. (롯데가) 6-7월 같은 상승세를 타기는 힘들다”고 고백(?)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부상중인 주장 조성환(오른쪽 종아리)과 포수 강민호(오른쪽 팔꿈치)를 거론하며 “30게임밖에 안 남았는데 부상선수들이 건강해지기를 기다리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도 언급했다. KIA와 두산이 누수 없는 막강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핵심 전력에 타격(부상)을 입은 롯데의 처지를 모두 고려한 현실적 선택임을 짐작케 하는 발언들이다.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삼성

로이스터 감독은 또 “남은 30게임이 모두 빅게임”이라는 의례적인 수사법을 구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에게는 지난 주말(7-9일) 삼성과의 3연전만한 빅게임이 없다”고도 덧붙였다.

1경기차 안팎으로 집요하게 추격해오고 있는 5위 삼성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롯데의 입지 또한 로이스터 감독의 이같은 시즌 잔여일정 구상의 주요배경으로 풀이된다.

광주|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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