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열린스포츠] SK스포테인먼트의승리

입력 2009-08-2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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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SK 와이번스가 인천 연고팀 최단 경기인 홈 56경기 만에 70만 관중을 돌파했다. 롯데, LG, 두산에 이어 네 번째로 70만 관중을 달성했다. 2007년부터 시작된 스포테인먼트의 연착륙으로 평가할 만하다. 주지하다시피 SK는 역사가 짧다. 올해로 창단 10년째다. 인천만큼 연고팀이 많이 바뀐 곳도 없다. 삼미, 청보, 태평양, 현대로 이어지다 쌍방울을 인수한 SK의 인천입성까지. 역사성을 중요시 여기는 프로스포츠에서 역사의 단절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해태인수를 통해 역사의 단절 없이 정착한 KIA와는 차원이 다르다. 즉 SK의 인천정착은 힘든 여정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인천이라는 대도시를 연고로 한다는 점과 국내 최고수준의 문학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이 두 가지 요소는 미래가치이지 현재의 ‘캐시카우(cash cow)’는 아니었다. 그 어려움을 극복한 SK의 ‘관중친화주의’는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 이론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에는 측정할 수 없는 변인이 너무나 많다.

혹자는 관중동원의 측면에서 롯데, LG, 두산에 비해 아직은 비인기구단으로 치부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SK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이다. SK 프런트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서 성적만큼이나 관중에 ‘무게중심’을 둔 첫 번째 구단으로 기록될 것이다. SK의 객단가가 낮다고 비판하는 것은 질투에 지나지 않는다. 역사가 짧은 구단이 취할 수 있는 액션은 많지 않다. 최근 필자가 오사카의 교세라 돔에서 경기를 관전할 때, 당시 홈팀 오릭스는 입장한 모든 관중에게 유니폼을 나누어 주었다. 최고 명문 한신에 맞선 오릭스의 처절한 프로모션이었다.

프로스포츠에서 스포츠경영학의 이론이 쉽게 접목되는 종목은 프로골프이고, 프로모션과 이벤트가 쉬운 종목은 프로농구이다. 프로야구는 야외에서 6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열리기 때문에 이론의 접목이 쉽지 않은 영역으로 간주된다. 게다가 대규모 선수단으로 인해 근본적으로 고비용구조이다. 특히 한국프로야구는 MLB나 일본프로야구처럼 중계권료가 많은 것도 아니고, 경기장 운영을 통한 수입도 변변치 못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SK의 스포테인먼트와 ‘관중친화주의’는 한국프로스포츠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리그의 후발주자는 지역민들의 무관심을 탓할게 아니라, 지역밀착에 올인하는 수밖에 없다. 물론 관중동원이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오면 수익구조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수익구조개선과 관련하여 한 가지 제언하고 싶은 것은, 문학구장 정도 되면 지금처럼 3년 위탁운영이 아니라 20년 장기임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인천시의 조례변경이 우선이기는 하지만, 위탁운영과 장기임대는 차원이 다른 결과를 나타낸다. 인천이 다른 시도에 비해서는 스포츠에 대해 열려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노력여하에 따라서는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일정부분의 지출과 희생이 따르더라도, 일단 구장을 관(官)의 간섭에서 독립시켜야 진정한 마케팅이 가능하다. SK프런트라면 가능할 수도 있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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