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강한‘국가대표’흥행코드

입력 2009-08-27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국가대표. 스포츠동아DB

지질한청춘의삶관객심금울려…김용화표순수웃음곳곳에녹아
영화 ‘국가대표’가 개봉한 것은 7월30일. 한 주 앞서 개봉한 영화 ‘해운대’가 쾌속으로 ‘흥행 쓰나미’를 몰아치고 있을 때였다. 주말 박스 오피스 1위 자리는 ‘해운대’의 것이었다. 하지만 ‘국가대표’는 개봉 2주차인 17일 ‘해운대’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24일 또 다시 1위를 차지하며 2주 연속 정상을 지켜 영화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개봉 4주차인 25일 현재, 전국 관객 560만여명을 불러모았고 상영관수도 490여개관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까지도 ‘국가대표’는 영화 전문 인터넷 예매 사이트에서도 예매율 1위를 달리며 흥행력을 과시하고 있다.

‘해운대’의 1000만 관객 돌파에 대한 뜨거운 관심 뒤에서 ‘국가대표’는 그렇게 저력을 드러내며 관객을 불러모았다. 대체 ‘국가대표’가 지닌 매력은 무엇일까.

○‘실화’, 그리고 보편성의 감동

‘국가대표’는 실제 국가대표 스키점프 선수들의 이야기를 큰 모티프로 삼았다. 스키점프는 대표적인 비인기 스포츠 종목으로 꼽힌다. 그 만큼 관객에겐 낯선 소재다.

여기에 등장인물들은 모두 제각각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캐릭터들. 한 마디로 ‘지질한’ 청춘들인 셈이다. 자칫 관객에게는 ‘비호감’으로 다가갈 수도 있었지만 영화는 이들이 그야말로 ‘역경을 딛고 일어서’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과정을 그리며 ‘새로운 희망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로서 관객들의 가슴을 울렸다. 제작사 KM컬쳐의 심영 이사는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이들 ‘지질한’ 청춘들의 ‘새로운 희망’의 이야기는 보편적인 울림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용화표’ 코미디의 웃음

심영 이사는 또 “김용화 감독 특유의 웃음 코드가 관객들의 공감을 산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내놓았다. 심 이사는 “억지로 설정하고 만들어내는 웃음이 아니라 관객이 감성적으로 그래서 더욱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순수한 웃음의 코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미 ‘오! 브라더스’와 ‘미녀는 괴로워’를 통해 확인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용화 감독은 “코믹한 장면 속에 페이소스의 정서를 넣으려 했다. 그래서 관객 스스로 캐릭터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는 장치를 통해 무리없는 웃음을 유발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새로움의 미학

‘국가대표’가 그려내는 이야기의 중요한 한 축은 스키점프 장면을 어떻게 실감나게 담아낼 수 있느냐였다. 제작진은 맹렬한 속도로 점프대를 내려오다 점프하는 순간의 스케일과 사실성을 담아내기 위해 10대의 카메라를 동원했다. 또 국내 처음 특수촬영 장비인 캠캣(CamCat)을 도입해 시속 100km의 속도를 유지하며 인물의 표정을 생생히 담아냈다. 관객이 스키점프의 스릴을 만끽하며 실감나는 영상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노력의 결과이다. ‘국가대표’는 아직 시도하지 않았고 또 그려내지 않았던 한국영화의 또 다른 영역을 넓힘으로써 관객의 새로운 영화보기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켰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