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 스포츠동아DB
정수근은 15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 편지를 보내 은퇴 의사를 밝혔다.
정수근은 "정말 힘들고 괴로운 결정을 하려고 한다"는 말로 글을 시작했다. 그는 "많이 힘들고 지쳐있습니다. 8월 31일 이후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원망과 억울함이 반성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모든 일이 제가 쌓은 이미지 탓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라며 자신의 잘못했던 행동을 후회했다.
정수근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어 다시 되돌려도 의미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신뢰를 얼마나 잃었는지 알았기에 다시 찾아도 의미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것을 알게 되니 인생의 전부인 야구를 이제는 다시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구체적인 은퇴 사유를 밝혔다.
또한 정수근은 “23년 동안 야구는 나의 삶이자 인생의 전부였다”며 “이번 사건으로 야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은 사형선고를 받고 사형을 기다리는 사형수 같은 기분이었다. 이런 글로 제 마지막을 전할 수밖에 없는 현실마저도 한스럽고 괴롭지만, 이 모든 것은 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의 힘들었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정수근은 “팬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 절대 잊지 않고 살겠다”면서 “그동안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부모님과 가족, 초중고 감독님, 프로야구 관계자, 프로야구 감독님, 구단 관계자, 두산팬, 롯데팬, 모든 야구팬들에게 다시 한번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정수근은 지난해 음주 폭행으로 '무기한 실격' 중징계를 받았다 풀려나 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한 달여 만에 다시 음주 사건에 휘말려 롯데에서 방출됐다. 정수근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으나 소속팀 퇴출에 이어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무기한 실격 처분’을 받았다.
동아닷컴 김영욱 기자 hi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