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에메마른자도…사랑에인색한자도…절대참을수없다

입력 2009-09-2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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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 환자와 그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으로 눈물짓는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내사랑 내곁에’(왼쪽)와 명성황후와 그녀에 대한 애틋한 사랑으로 목숨마저 아끼지 않는 호위무사의 이야기와 비정한 액션을 담은 ‘불꽃처럼 나비처럼’. 사진제공|영화사 집, 싸이더스FNH

오늘개봉두흥행기대작매력분석
루게릭병에 걸린 남자와 그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으로 눈물짓는 여자. 혼란스런 시대를 온몸으로 통과하면서도 자신을 사랑하는 호위무사의 애절함에 눈물을 흘리는 또 다른 여자.

24일 개봉하는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와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올해 추석 시즌 흥행을 노리는 최대 기대작이다. ‘내 사랑 내 곁에’는 불치병으로 온몸이 굳어가 끝내 죽음을 맞아야 하는 운명에 놓인 남자와 그를 사랑하는 여자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다.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명성황후와 그녀에 대한 애틋한 사랑으로 목숨마저 아끼지 않는 호위무사의 이야기와 비장한 액션을 담아낸 작품.

스포츠동아가 SWOT 분석 기법을 통해 두 영화의 매력을 공개한다.


- 영화 : 내 사랑 내 곁에

- 감독 : 박진표

- 주연 : 김명민, 하지원

- 등급 : 12세 관람가

# STRENGTH(강점)

특별히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 구조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공감의 울림은 크다. 죽음 앞에 설 수 밖에 없는 남자, 그의 구애를 결코 뿌리치지 못하는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장례지도사인 여자.

이미 정해진 운명과도 같은 사랑을 나누는 두 남녀의 이야기는 죽음으로 향해가는 고통이 커지면 커질수록 깊이도 더욱 깊어간다. 남자의 죽음을 예비하면서도 결코 그를 보낼 수 없는 여자의 직업이 장례지도사인 것도 이들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데 절묘한 설정으로 보인다.

배우 김명민과 하지원이 아니었다면 그 공감의 폭과 깊이는 덜했을지 모른다. 루게릭병 환자 역을 연기하기 위해 20kg의 몸무게를 줄인 모습으로 열연한 김명민, 어찌할 수 없어 더욱 애절한 사랑에 눈물 흘리는 하지원의 모습은 관객의 눈물샘을 한껏 자극하며 이 영화의 최대 강점으로 내세울 만하다.

# WEAKNESS(약점)

몇몇 장면에서 드러나는 다소 뜬금없는 상황 묘사가 전체 이야기의 흐름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절대적이면서도 운명적인 사랑을 받아들이는 두 남녀의 모습은 치열하고도 처절해 보이지만 일부 장면의 묘사는 구체적인 덧붙임 이상 나아가지 못한다.

세상에 홀로 남을 여자를 위해 미리 떠나려 남자는 스스로 고통 속으로 빠져들지만 여자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그 공감과 절절한 눈물은 더없이 안타깝지만 일부 장면의 그 덧붙임으로 인해 물이 흐르는 듯, 자연스러운 느낌은 줄어들고 만다.

# OPPORTUNITY(기회)

‘너는 내 운명’과 ‘그놈 목소리’를 통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로 흥행한 박진표 감독의 신작. ‘내 사랑 내 곁에’는 우리 곁에 늘 존재해온 평범한 사람들의 소중하고 애틋한 사랑을 그리며 다가온다. 신파는 아니면서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힘은 배우들의 열연을 이끌어낸 감독의 역량이기도 하다.

극중 김명민의 병실에 모여든 사람들의 절절한 사연과 아픔 그리고 또 다른 사랑도 주인공들의 이야기와 어우러진다. 남능미, 임하룡, 가인, 임성민, 신신애 등 조연급 연기자들이 그려내는 아픔은 ‘떠나야 하는’ 사람과 ‘보내야 하는’ 사람의 대화하지 못하지만 눈빛과 마음으로 통하는 사랑의 실체를 온전히 드러낸다.

# THREAT(위협)

두 남녀의 애절한 순애보라는 점에서 보면 영화는 이들이 왜 사랑에 빠져드는가에 대해서는 불친절하다. 영화 말미에 김명민의 대사를 통해 그 까닭은 어렴풋하게 설명되고 하지원의 극중 캐릭터를 드러내는 몇몇 장면으로 보충된다. 어쩌면 그 ‘불친절함’으로 인해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의 깊이가 감성이 아닌 이성으로 남게 하는 것은 아닐까.

결코 신파를 만들고 싶지 않았던 감독의 의도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지만, 이들이 왜 사랑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더욱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면 관객의 눈물은 한층 뜨겁고 안타까웠을 것이다.


-영화 : 불꽃처럼 나비처럼

-감독: 김용균

-주연: 조승우, 수애, 천호진

-등급: 15세 관람가

# STRENGTH(강점)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인물을 ‘그랬다’와 ‘그럴 것이다’로 적절히 섞어 표현하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그것은 인물 뒤에 숨겨진 이면을 알아내고 말았다는 짜릿한 자극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실존 인물인 조선의 마지막 국모 명성황후의 삶을 그린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 역시 마찬가지다.

황후와 호위무사의 이뤄지지 못한 사랑을 그리고 있지만, 진짜 사랑을 한번쯤 해봤다고 자부하는 관객이라면 ‘그 사랑은 진정 이뤄진 것’이라고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을 듯.

멜로에 덧붙여 수애와 조승우가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것을 영화를 통해 다시금 느낄 수 있다는 것도 강점 중에 강점. 두 남녀 사이에 흐르는 애타는 감정은 눈빛으로, 표정으로 관객들에게 온전히 전달된다.

# WEAKNESS(약점)

전통적 영화의 내러티브라면 흔한 발라드 노래처럼 한참을 맴돌다 결말로 치달을수록 ‘몰아치는’ 형식을 취한다.

‘불꽃처럼 나비처럼’ 또한 그렇다. 요즘 대중들의 취향이 초반부터 호불호를 판단하는데 있다면 마지막 결말까지 지켜보기 다소 지루하다 느낄 수도 있다는 단점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약간의 인내심을 발휘하면 되는 일이다.

운명적 사랑을 하려면, 운명적 만남 또한 응당 있어야 하기 마련.

수애와 조승우가 만나게 된 계기 또한 영화 초반부에 그려지는데 ‘영화 좀 봤다’고 자부하는 관객들이라면 너무 쉬운 설정 아닌가란 아쉬움을 표시할 수도 있겠다.

# OPPORTUNITY(기회)

참으로 어려운 사랑을 그리고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그 결실이 이뤄지기까지 이런저런 잔가지들을 붙여야 한다면, 영화는 이를 보완하는 장치로 액션을 끌어들였다.

특히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몸싸움은 전통 사극에서 볼 수 있는 정직한 것이 아닌, 컴퓨터 그래픽이 덧입혀진 판타지 액션을 취하고 있다.

C.G.에 대한 불신은 감히 버려도 좋다. 꽃다운 남녀 주연만큼이나 조연들의 열연 또한 영화가 지닌 매력 중 하나.

흥선대원군 역의 천호진은 관록을 자랑하며 성격 연기의 극단을 보여주고 있다. 고종 역의 김영민과 뇌전 역의 최재웅은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새로운 발견이라 할 만하다.

# THREAT(위협)

흥행 변수의 제1순위는 뭐니해도 콘텐츠가 지닌 힘에 있겠지만, 막상 뚜껑을 열기 직전까진 마케팅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간과할 수 없을 것 같다.

군대 간 조승우의 빈 자리를 여주인공인 명성황후 역의 수애가 힘껏 메우고 있는 상황이지만, 함께 뛰었더라면 초반 기선 제압은 보다 쉽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남는다.

오죽 답답(?)했으면, 조승우가 군대에서 보낸 안부 편지까지 공개했겠는가.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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