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된먼지,역사속으로

입력 2009-10-14 13:53:54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먼지 예술.

충무갤러리가 15일부터 30일까지 먼지를 수집해 지우개로 지워가며 독특한 작업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강상훈(31) 작가의 개인전 ‘Dirtograph’를 개최한다.

‘2007 충무갤러리 기획공모-황학동만물시장’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가는 도심 곳곳에서 채취한 먼지를 소재로 작업을 하고 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동대문운동장, 아카데미극장, 중앙청, 9·11테러현장이 자리했던 곳을 찾아 바닥에 7일 정도 종이를 붙여두고, 그 위를 지나는 모든 것의 흔적을 담는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먼지를 먹어 검게 변한 종이 위에, 과거와 현재를 지우개로 털어내듯 지워가며 가필없이 음영만으로 이미지를 완성한다.

먼지 예술.


이번 전시의 부제인 ‘Dirtograph’는 먼지(Dirt)와 사진(Photograph)의 합성어이다. 역사적 자료인 사진을 모티브로 하지만 먼지작업을 통해 사진과는 다른 시간의 층위를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다.

구질구질한 먼지도 언젠가는 누군가, 또는 무언가의 일부였을 것이다. 먼지가 쌓여가듯 우리들 삶에도 검은 때가 끼어 간다.

어쩌면 작가가 정말 지우고 싶었던 것은 먼지만이 아니었는지 모른다.

10월 15일-10월 30일|충무갤러리|문의 02-2230-6678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