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순 2세대 “자율은 우리의 힘”

입력 2009-12-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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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우생순’ 탄생을 꿈꾸는 한국여자핸드볼 대표팀이 친자매 이상의 우정을 발휘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고 있다. 창저우(중국)|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세계선수권 초반 연승 비결은?
‘우생순’ 2세대의 힘은 ‘자율 핸드볼.’

2004아테네올림픽 은메달과 2008베이징올림픽 동메달을 딴 ‘우생순’ 1세대 여자핸드볼대표팀은 위계질서가 엄했다. 2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던 김차연(28·대구시청)은 “그 때는 경기장 가는 길에 핸드폰을 썼다가 언니들에게 혼난 일도 있었다”며 웃었다. 룸메이트 선배들의 단잠을 깨울까봐 숙소 문 여닫는 것조차 조심스럽던 시절. 스파르타식 훈련과 강한 규율은 1988서울올림픽 이후 6회 연속 올림픽 4강의 원천이었다.

5일 중국 창저우에서 개막한 2009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 대표팀은 대폭 물갈이 됐다. 오성옥(37·오스트리아 히포방크), 홍정호(35·일본 오므론), 허순영(34·덴마크 오르후스) 등이 빠지고, 정지해(24), 유현지(25·이상 삼척시청), 이은비(19·부산시설관리공단), 류은희(19·벽산건설) 등 ‘젊은 피’들이 수혈됐다. 자유분방한 세대에게 몸에 꽉 끼는 옷은 맞지 않았다.

대표팀 이재영(53·대구시청) 감독은 “끌려가는 것보다 자유롭게 동기유발을 하는 편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절대적인 훈련시간은 예전보다 줄었지만, 선수들은 번외시간에도 자발적으로 코트에 나선다. 개인훈련시간은 늘었다. 김차연은 “예전보다 주전과 비주전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이 더 열심히 뛰는 것 같다”고 했다.

숙소생활도 훨씬 부드러워졌다. 예전에는 선배만 혼자 남겨 두고 방을 비우는 일도 쉽지 않았지만, 이제 후배들의 개인 시간은 철저히 보장된다. 어느덧 중고참이 된 문필희(27·벽산건설)는 “숙소에서 받는 심리적 압박감이 줄어든 것만으로도 후배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덕분에 센터백의 중책을 수행하는 ‘막내급’ 김온아(21·벽산건설)의 어깨도 한결 가벼워졌다. 센터백은 경기를 리드하고 조율하는 역할. 김온아는 “주장 (우)선희(31·삼척시청)언니가 운동할 때는 선후배가 없다며 마음껏 (선수들을) 지시하라고 했다”며 웃었다.

‘친자매 모드’의 완벽한 신구조화로 일궈낸 2009세계선수권 초반 3연승. 한국은 9일 아르헨티나를 제물로 4연승에 도전한다.

창저우(중국)|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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