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기획] 시간이 없다… 협회, 팔걷고 나서야

입력 2010-0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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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정무호의 선전은 축구협회의 전폭 지원에서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대표팀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필수요소다. 사진은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전 모습. 스포츠동아DB

허정무호 16강을 위한 제언
월드컵의 해가 밝았다. 이제 남은 시간은 불과 5개월여. 허정무호도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현지에서 본격 담금질에 돌입했다. 조별리그 통과. 2002한일월드컵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불가능한 꿈★이 아닌,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목표다. 하늘의 좋은 기운도 호랑이해를 맞이한 ‘아시아 맹호’ 허정무호를 감싸고 있다. 월드컵의 해를 맞아 스포츠동아는 한국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들을 묶어 3회에 걸쳐 제언한다.

■ 글 싣는 순서

[1] 축구협회의 무한지원과 선수들의 목표 의식

[2]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최상의 컨디션 유지

[3] 강한 상대와의 평가전 및 정보의 중요성축구협 말로만 대표팀 무한지원

남은기간 풍성한 지원 실천해야

선수들 목표의식 자신감 등 향상

확실한 마음가짐 16강 필수요소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 대표팀에 대한 무한 지원 체제에 돌입한다고 일찌감치 선언했다. 4일 시작된 남아공 전훈은 현지 적응 측면에서 볼 때 매우 긍정적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2006독일월드컵 때부터 본격화됐다. 2002년에도 해외 전훈을 떠났지만 좋은 평가전 상대를 구하기 위함이었을 뿐, 본선은 국내에서 펼쳐졌으니 ‘현지 적응’ 체계가 제대로 갖춰진 시점은 4년 전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아직 협회 지원이 대표팀을 100%% 충족시키진 못한 듯하다. 작년 12월 남아공 및 스페인 전훈 예비 명단을 발표한 허 감독은 “처음 부임했을 때 ‘더도 덜도 말고 외국 감독만큼만 지원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실현 여부는 상상에 맡기겠다”며 불만을 에둘러 시사했다. 연봉 등 코칭스태프 처우에서 시작된 발언이었지만 대표팀 소집부터 주변 눈치를 살펴야 하는 어려움과 각종 고충을 내포하고 있었다. 허 감독은 본선 확정 후 협회 측과 자리할 때마다 대표팀에 대한 풍성한 지원을 부탁했다. 그러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오래전부터 필요성을 강조해온 체력 트레이너로 레이몬드 베르하이옌을 영입했지만 ‘월드컵 때만 가능한’ 탓에 협회는 미카엘 쿠이퍼스를 함께 영입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치는 평가전 상대 섭외 능력은 오래 전부터 도마에 올랐음에도 실질적인 변화는 체감할 수 없다. 협회의 분발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아울러 대표팀 멤버들의 뚜렷한 목표 의식에 대한 부분도 빼놓을 수 없다. ‘깜짝’ 사퇴로 질타를 받았지만 포항 파리아스 전 감독은 선수단에 “자신감과 비전을 가지라”고 강조했고, 결국 포항은 최상의 성적으로 최근 몇 시즌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허 감독이 인터뷰마다 ‘성장’과 ‘도전’을 입버릇처럼 반복한 것도 같은 연유에서다. 실제로 유럽 명문 클럽들은 심리 코치를 따로 고용, 선수들의 정신력 고취와 동기부여를 돕는다. 현재 대표팀에는 ‘16강 진출’이란 공동의 목표가 있다. 여기에 개인적 목표와 비전이 섞일 때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일본 오카다 감독이 최근 “우리 목표는 월드컵 4강”이라고 밝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허풍쟁이’란 일각의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허 감독은 오카다의 목표 의식에 절대 공감한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2002년 월드컵을 50일 남기고 16강 전망을 묻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지금 50%%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매일 1%%씩 가능성을 높이면 본선에선 100%%가 된다.” 앞으로 꾸준히 ‘발전해야 할’ 대표팀이 반드시 되새길 대목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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