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한신이 김광현을 ‘찜’했다. 신부가 결혼할 나이가 되려면 최소 6년을 기다려야 하는데도 미리 프러포즈부터 해놓은 모양새다. 그만큼 김광현이 매력적이라는 의미일 터다. [스포츠동아 DB]

일본 프로야구 한신이 김광현을 ‘찜’했다. 신부가 결혼할 나이가 되려면 최소 6년을 기다려야 하는데도 미리 프러포즈부터 해놓은 모양새다. 그만큼 김광현이 매력적이라는 의미일 터다. [스포츠동아 DB]


日언론 보도…2015년 FA자격 대비 파격적 구애
일본 프로야구의 인기구단 한신 타이거스가 SK 에이스 김광현(22) 영입을 위해 ‘6년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특정선수 한명의 입단을 위해 무려 6년간 지켜보고 공을 들이겠다는 파격적 구애다.

일본의 스포츠호치 오사카판은 13일 ‘한신이 일본킬러 김광현 스카우트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FA 권리를 얻을 수 있는 최단시한인 2015년까지 철저 마크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김광현은 2007년부터 SK에서 던졌기에 완전 FA 자격(9시즌)을 얻기까진 아무리 빨라도 2015시즌까지 마쳐야 된다. 여기서 김광현의 2007∼2009년을 FA 자격과 연동시키면 무척 복잡하다. 요약하자면 2008시즌 1년을 제외하곤 자격을 채운 해가 없다. 그러나 김광현에게는 WBC 대표라는 히든카드가 있다. KBO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과 달리 병역혜택이 없는 WBC 참가 보상책으로 ‘대표선수는 1군 등록일수 40일 부여’란 규정을 만들었는데 이 제도의 최대 수혜자가 김광현이다. 2009년 부상 탓에 날짜에 미달됐어도 FA 자격시즌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단 2007년은 136일 등록이어서 기준일(150일)에 14일이 모자란다. 그러나 이 역시 2013년 WBC 대표로 선발되면 채울 수 있다. 이미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군문제도 해결한 김광현이다. 그렇기에 더 이상 다치지 않고, ‘지금까지 해온 만큼만’ 지속하면 2015시즌 후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또 하나 구단의 허가를 얻을 시 7시즌 만에 해외 이적도 가능하다. 이론적으로 따지면 미국 진출 시에는 포스팅시스템, 일본 진출 시에는 SK와 일본 구단간의 직접거래로 이적료를 책정하고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

이와 관련 SK 신영철 사장은 2008년 한국시리즈 당시 “요미우리 같은 일본구단이 이적료로 200억원을 주면 김광현 임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물론 이 말은 김광현을 절대로 안 내주겠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김광현의 의향이나 여론추이에 따라 7시즌 이후 해외 진출도 아주 배제할 순 없다. 이 상황에서 한신이 2015년 이후 영입을 계산에 넣고 ‘6년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와의 경쟁이 예상되기에 쟁탈전에서 이기려면 미리부터 대비해야 된다’는 계산이란다. 이 맥락에서 한신 2군은 SK 캠프가 차려진 일본 고지에 들어와 연습경기를 추진한다. 이를 계기로 양 구단 수뇌진과 한신의 한국담당 스카우트가 ‘파이프’를 만들 속셈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