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이다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드라마 ‘추노’로 최근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이다해. 그녀는 “논란의 중심에 늘 제가 있는 것 같아 미안하다”며 오히려 드라마 식구들 걱정부터 했다. [사진제공=KBS]
□ 추노의 그녀 ‘이다해의 재발견’7개월 강행군 지각·불평 ‘0’ 촬영 틈틈이 외국어 공부8년전 부터 쭉 연기수업…소문난 완벽주의자“노출 논란 상처?추노 인기에 다 아물었어요”
누가 그녀에 대해 잘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다해는 요즘 연기를 시작한 이래 가장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녀를 향한 관심은 KBS 2TV 수목드라마 ‘추노’(극본 천성일·연출 곽정환)에서 시작됐다. 시청률이 오를수록 관심은 높아져 화면 속 일거수일투족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는 화젯거리가 됐다.
하지만 이다해는 화면과 온라인에서 공개된 게 이다해의 전부일까. ‘추노’ 촬영장에서 그녀는 “완벽주의자”로 불린다. 단 한 번도 촬영 시간을 어기지 않았고, 무려 7개월째 계속되는 ‘산 넘고 물 건너는’ 강행군에도 싫은 소리 한 마디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다해는 드라마를 촬영하는 요즘에도 일주일에 두 번씩 중국어와 영어 수업을 따로 받을 정도로 ‘자기관리’가 철저하다. 심지어 연기를 처음 시작한 8년 전부터 지금까지 연기 수업을 단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 현재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는 ‘핫 스타’ 이다해를 만났다. 그리고 우리가 ‘솔직한’ 이 배우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음을 알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사람들의 관심과 반응이 굉장히 높고 뜨겁다.
“15일 동안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에 제 이름이 빠진 적이 없어요(웃음). 연기를 해온 8년 동안 요즘처럼 뜨거웠던 건 처음이에요. 이것도 좋은 경험으로 생각해야죠.”
- ‘추노’는 시청률도 높지만 기존 사극과 달라서 받아들이는 효과가 더 큰 것 같다.
“혜원은 지금껏 맡은 캐릭터 중에 가장 연기하기 어려운 인물이에요. 늘 절제하고 표정도 많지 않아 밋밋하게 보일 수도 있거든요. 사실 연기에서 깔깔대며 웃거나 격하게 우는 건 어렵지 않아요. 근데 혜원은 반대잖아요. ‘추노’를 시작하며 정해진 게 있었죠. 남자들은 짐승 같아야 하고, 반대로 혜원은 여성성이 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필요했어요.”
- 혜원이의 모습이 쫓기는 상황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그건 제작진의 의도였군요.
“혜원이 나오는 장면에서 스태프들이 더 신경을 써요. 배우의 얼굴빛을 맞추기 위해 조명 반사판도 3개씩 동원되고요. 그러니 밝게 보일 수 밖에요. 감독님은 늘 ‘혜원이는 예뻐야 한다’고 말하죠.”
- 혜원은 사실 운명을 거스르는 여자죠. 실제 본인과 닮았는지..
“그동안 사극 속 여자는 사람이기 전에 아버지, 남편, 아들에게 의지하던 여인이었죠. 혜원은 노비라는 상황을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주종 관계, 계집의 존재에 의문을 가져요. 실제의 저와 많이 달라요.”
- ‘짐승남’ 배우들에게 둘러싸여 연기하는 기분은 어떤가요. 여자 입장에서는 솔직히 부러운데...
“오빠들이 저를 더 걱정해줘요. 터프한 (이)종혁 오빠는 술 한 잔 하자고 말해요. 새벽 5시에 촬영장에서 만난 (오)지호 오빠는 초콜릿을 선물하기도 하고. 며칠 전 제가 좀 지쳤을 때는 (장)혁 오빠가 전화를 걸어왔어요. 자기를 따라해 보라며 심호흡 세 번을 길게 시키더라고요(웃음). 그리고 40분 동안 이야기하며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았어요.”
- 유난히 야외 촬영이 많아 몸 고생도 심할 텐데.
“전남 구례 사성암 촬영은 극한의 기억으로 남아 있죠(웃음). 산 속 깊은 곳이었는데 화장실이 없어요. 마침 혁 오빠는 장염에 걸린 상태였고, 다시 경험하지 못할 상황이었어요.”
- 그렇게 고생하며 찍는데 온라인에서 엉뚱한 반응을 접했을때, 예를 들어 가령 노출이나 모자이크 논란 같은 것을 볼 때 어떤지.
(그녀는 자신에게 민감할 수 있는 이 질문에 조심스러워 했지만 솔직했다.)
“당사자 입장에서 그런 단어만 봐도 가슴이 덜컹 내려앉아요. ‘추노’가 예상했던 것보다 잘 되고 있어 좋아요. 그런데 괜히 논란의 중심에 늘 제가 있는 것 같아서 미안할 때가 있죠. 혜원의 겁탈 장면 같은 건 필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했어요. 태하(오지호)를 만나 인연을 맺는 결정적인 장면이니까요. 여배우란 걸 내세워 못하겠다고 버티는 건 말도 안 되는 행동이고 상상해본 적도 없어요.”
‘추노’는 이색적인 시도가 많은 만큼 시청자의 주목도 역시 높다. 때론 지나친 관심은 엉뚱한 오해를 만든다. 최근 온라인을 달궜던 ‘추노 옥에 티’가 대표적. 그 안에는 이다해의 ‘손목시계’도 있었다. 한복 안에 시계를 차고 있었다는 것. 하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카메라의 위치상 생긴 오해다.
- 시청자들이 ‘추노’를 정말 열심히 보는데.
“저도 방송하는 날은 아침부터 떨려요. 제가 출연한 작품을 이렇게 열심히 본 건 처음이에요. 연기자도 사람인데 감정이입이 100%% 되지 않을 때도 있잖아요. 저는 거짓으로, 속이며 연기하는 게 정말 싫어요.”
○ 이다해는
2001년 미스 춘향 선발대회에서 미스 춘향 진으로 데뷔했다. 2004년 드라마 ‘별의 소리’, ‘낭랑 18세’로 연기를 시작. 같은 해 MBC ‘왕꽃선녀님’을 통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SBS ‘그린로즈’, 2005년 SBS ‘마이걸’을 통해 트렌디 스타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인간 군상들의 사랑을 다룬 ‘불한당’, 시대극 ‘에덴의 동쪽(사진 아래)’에서 연기했다. KBS 2TV 수목드라마 ‘추노’에서는 노비 출신으로 비극적인 운명에 휩싸인 혜원역으로 출연 중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