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인 밴쿠버] 4년전 김유림에 굴복한 그녀, 체코에 종목 첫 금 선물

입력 2010-02-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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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스피드스케이팅 3000m 금 마르티나 사블리코바
2006년 3월 독일 엘푸르트에서 열린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 군포수리고의 열여섯살 김연아는 세계주니어선수권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 1위, 프리스케이팅 1위, 종합 1위에 오르며 단숨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피겨요정’으로 떠올랐다.

2006년 3월 독일 엘푸르트. 비슷한 시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역시 열여섯 김유림은 500m, 1000m, 1500m, 3000m의 성적을 합쳐 종합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한다. 그 순간 체코의 열아홉 소녀 마르티나 사블리코바는 고개를 떨궜다.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지만 간발의 차로 뒤진 2위. 그만큼 아쉬움이 더 컸다.

4년이 지난 2010년 2월 15일(한국시간) 밴쿠버. 마르티나 사블리코바(23)는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3000m에서 4분02초53으로 우승,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은 전통적으로 독일과 네덜란드가 강세를 보인 종목이다. 그러나 사블리코바는 2위 독일 스테파니 베케르트(4분04초62)를 2초 넘게 따돌리는 압도적인 기록으로 조국 체코에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사블리코바와 함께 4년 전 주니어선수로 독일에서 함께 주목받았던 김연아와 김유림은 모두 20대가 되어 밴쿠버올림픽 무대에 섰다.

김연아는 진정한 ‘피겨 퀸’을 위해 24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에 출전하고 김유림은 19일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 나선다.

두 사람이 우승한다면 사블리코바처럼 각자의 종목에서 올림픽 사상 조국에 안기는 첫 금메달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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