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 열풍? 우린 저질몸매로 인기짱!

입력 2010-04-13 10: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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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의 ‘몸짱 열풍’은 오래전부터 불고 있는 유행이다. 스타들이 컴백 전 다이어트와 각종 운동을 통해 달라진 몸매를 공개하는 것은 이제 식상한 공식이 되어버렸을 정도.

각종 드라마에는 조각한 듯한 몸매를 가진 배우들의 샤워신이나 노출신이 당연스레 있고, 인기 아이돌 택연은 명품몸매가 드러나게 자주 옷을 찢어 ‘찢택연’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최근에 컴백한 대표 몸짱스타 비 역시 무대에서 식스팩 복근으로 여심을 흔들고 있다. 여자스타들도 아찔한 화보를 통해 자신의 S라인을 부각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몸짱 열풍이 무색하게 저질 몸매를 가지고도 대중에게 사랑 받는 스타들이 있다. 그들은 누구이며, 그들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

강호동- ‘때로는 악역, 때로는 믿음직한 형으로’

천하장사 출신인 강호동의 프로필상 신체사이즈는 182cm, 105kg. 다른 연예인들을 압도하는 체격을 갖고 있다. 식스팩과 상관 없는 복부와 두꺼운 허벅지 때문에 ‘돼지’로 놀림을 당하기 일쑤다.

하지만 국민 MC로 불리는 강호동의 최대 장점은 큰 체격에서 나오는 에너지다. 큰 몸집의 과장스런 움직임과 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 듯한 큰 목소리가 시청자들에게 활력을 전해준다. 작은 체격을 가진 사람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면 여행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1박2일’에 생동감이 빠질 것이다.

‘1박2일’에서 볼 수 있는 큰형과 같은 든든함은 그의 또 다른 매력. 자칭 시베리안 수컷 호랑이의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고 자부하는 그의 에너지는 때론 ‘윽박’으로 표현되며 출연자들의 속이야기를 꺼내는 무기가 된다.



이밖에 웃음을 위해 진흙탕이나 얼음물에 온몸을 던지는 모습은 그의 프로정신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김신영- ‘몸도 개그 소재 중 하나’

155cm의 김신영은 과거 한 방송을 통해 자신의 몸무게를 66kg라고 고백한 바 있다.

그의 몸매는 대중들이 선호하는 날씬한 몸매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김신영은 지상파 방송 3사는 물론, 케이블 TV와 라디오 등 각종 방송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예능인이다.

김신영은 한때 살이 너무 많이 쪄 주변사람들이 쳐다보면 스스로 뚱뚱해서 본다고 생각할 정도로 자신의 몸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스스로 자신의 몸매를 개그의 소재로 이용하고 있다.

방송에서 화제가 됐던 고기와 얽힌 사연과 ‘아줌마 댄스’는 김신영의 작은 키와 뚱뚱한 몸매가 없었더라면 호응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또 김신영의 경우 ‘다이어트 딜레마’에 빠졌던 대표적인 연예인이다.김신영의 다이어트는 여느 스타들의 이유와 달리, 건강때문에 시작됐다. 하지만 머리카락이 빠지는 부작용을 겪게 되자 다시 살을 찌웠다.

몸무게를 다시 늘린 김신영은 대중들에게 웃음 핵폭탄을 선사했다. 김신영은 연말 시상식에서 가수 비의 ‘레이니즘’을 ‘폭식니즘’으로 리메이크 했고, 서인영의 ‘신데렐라’를 ‘먹데렐라’로, 원더걸스의 ‘노바디’를 ‘노가리’로 개사해 리얼한 웃음을 줬다. 하지만 건강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다이어트는 그에게 여전한 딜레마다.

신동 -‘남자 아이돌 중 유일한 몸꽝’

신동의 프로필 몸매는 178cm, 90kg. 최근 활동하고 있는 20대 남자 아이돌 중 이런 몸매를 가진 스타는 없다. 아이돌스타의 필수조건이 되버린 ‘식스팩’, ‘스키니진’은 신동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지만 신동의 매력은 결코 이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특히 개그맨을 뛰어넘는 그의 유머 감각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충분이 검증됐다. 또 최근 신동은 친근하고 포근한 외모로 MBC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에서 MC로 활약하며 팬층을 더욱 두텁게 만들고 있다.

정준하-‘많이 먹는 식신이미지로 예능 안착’

0.1t 에 가까운 몸무게를 자랑하는 정준하는 질펀한 엉덩이가 트레이드 마크가 됐을 만큼 몸꽝이다. 하지만 덩치 큰 순진한 바보 이미지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정준하는 연예계를 대표하는 식도락으로 그에게 다이어트는 먼 나라 이야기다. 정준하는 이러한 자신의 이미지를 이용해 지금은 케이블 방송에서 ‘식신 원정대’라는 음식 소개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저질몸매 연예인들의 활약에 대해 대중문화평론가 이문원 씨는 ‘연예계의 블루오션’이라고 표현했다.

이 씨는 “최근 연예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몸을 만들고 나온다”며 “이는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같은 캐릭터가 많아 경쟁이 치열해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친근한 이미지에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캐릭터는 방송에서 꼭 필요하다. 그런데 이를 할 수 있고, 하려고 하는 인물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평론가는 “연예인들이 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만의 캐릭터를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욱 동아닷컴 기자 hi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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