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군수 고속도 추격전 끝 서울서 검거

입력 2010-04-2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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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적 5일만에…서산 압송
자금관리 여직원 中도피

민종기 군수

28일 오후 경기 시흥시 정왕동 영동고속도로 정왕 나들목. 잠복하고 있던 검찰 수사관 6명은 민종기 충남 당진군수(59)가 탄 차량이 나타나자 몸을 낮추고 차량에 접근하며 검거를 시도했다. 도피 닷새째인 민 군수는 첩보영화처럼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지인을 만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관이라는 것을 눈치 채고 민 군수가 탄 차량은 도주하기 시작했다. 민 군수의 승용차는 경인고속도로로 접어들었고 검찰 수사관 차량을 요리조리 따돌리고 40km가량 곡예운전을 계속했다. 결국 30여 분간 달아나던 차량은 오후 8시 50분경 서울 양천구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앞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탄 승합차에 가로막혀 도주를 끝냈다.

뇌물수수 혐의 수사 도중 위조여권으로 출국을 시도하다가 적발돼 체포영장이 발부된 민 군수가 붙잡히는 순간이었다. 민 군수는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당진 관내 한 건설업자 명의로 만든 위조여권으로 무인등록을 시도하다 실패했다. 그는 다시 출국을 시도하다 출국금지 사실을 통보받자 곧바로 잠적했다. 검찰은 민 군수가 사용한 위조여권이 사진을 정교하게 오려붙여 만든 것으로 볼 때 위조 전문가가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민 군수의 비자금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당진군청 공무원 오모 씨(45·여)는 24일 혼자 중국 칭다오(靑島)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민 군수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관급 공사 7건(102억 원 상당)을 따내게 해준 대가로 해당 건설업체로부터 3억 원 상당의 별장을 받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민 군수는 이외에도 또 다른 건설업체에 특혜를 주고 친인척 명의로 3억4000만 원대 아파트를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군청 공무원 오 씨를 통해 10억 원대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등 뇌물수수와 직권 남용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민 군수와 민 군수에게 뇌물을 준 것으로 보이는 건설업체 관계자 10여 명을 소환해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서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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