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무대에 서기까지 1년이 걸렸다.
지난해 2월 상습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후 자숙의 시간을 갖던 가수 신혜성. 그가 6~7일 일본 도쿄 유라쿠초의 도쿄국제포럼홀에서 ‘2010 신혜성 라이브 콘서트 인 도쿄: 파인드 보이스 인 송(2010 SHIN HYE SUNG LIVE CONCERT in TOKYO: Find voice in song)’을 열고 7000여 명의 팬 앞에 섰다.
이날 콘서트에서 신혜성은 2월24일 일본에서 발표한 첫 일본어 음반 ‘파인드 보이스 인 송(Find voice in song)’의 수록곡 ‘고토바니 데키아’(말로 표현할 수 없어), ‘하루노 나카데’(봄 속에서) 등을 비롯해 12년 동안 몸담은 그룹 신화의 히트곡 메들리 등 총 21곡을 불렀다.
신혜성은 7일 오후 콘서트에 앞서 스포츠동아와 만나 지난해 물의를 일으킨 후 첫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참석해 팬들에게 다시 한번 지난 날의 과오를 사과했다.
다음은 신혜성과의 일문일답.
-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지난 해 너무나 바보 같은 실수를 하게 됐다. 오랫동안 아껴주고 믿어준 분들께 너무나 큰 실망과 상처를 드리게 된 것 같아서 죄송스럽다. 그동안 제 자신을 돌아보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무엇보다도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저를 믿어줬던 분들께 실망을 해드렸다는 것에 가장 힘들었다. 그 일이 알려지기 전부터 후회와 반성을 많이 했다. 그 일을 잊지 않고 반성하고 반성하겠다. 다시는 그런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을 거라는 약속할 수 있다. 실망시켜드려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꼭 드리고 싶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밖에 없다. 제 자리에서 본연의 모습으로 노래하는 걸로 꼭 보답하겠다.
- 일본어 음반을 내고 처음 단독 콘서트를 연 소감은.
2월24일 일본어 정규 음반을 발매했다. 그동안 일본에서 신화나 솔로로 공연을 많이 했지만, 첫 솔로 공연이라 의미가 있고 뜻 깊은 자리다. 설레고 떨리면서 긴장됐다. 6일 한 번 공연을 했는데 많은 분들이 오고 응원해주셔서 즐거웠다. 오늘도 최선을 다해서 좋은 공연을 할 것이다.
- 공연은 어떻게 구성했나.
이번에 발매한 음반의 수록곡 위주로 구성했다. 때문에 일본어로 많이 노래를 할 것이다. 특히 오랜만에 신화의 노래를 혼자 재미있게 구성해서 꾸며봤다. 그리고 한국에서 발표한 곡 중에 내가 좋아하는 곡들을 골랐다. 한 순간이라도 놓치면 아쉬울 만큼 스토리 전개를 많이 했다.
- 신화 멤버들의 관계나 그룹 활동계획은.
12년째 서로 잘 지내고 있다. 올해는 특히 연락을 자주 한다. 서로 의지하고 있다. 민우, 동완, 에릭, 전진 등 군 생활을 하고 있는 멤버들이 많다. 빨리 여섯 명이 다시 뭉쳐서 무대에 서서 팬들에게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 항상 만날 때마다 이런 음악을 해볼까 구상을 하고 있다. 언젠가 오면 여섯 명이 함께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 같다.
- 활동계획은.
7~8월에는 중국 상하이 태국 대만 등에서 프로모션과 팬 미팅이 예정되어 있다. 시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가을께 한국에서 음반을 내고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 도덕적인 책임감이 클텐데, 어떤 생각을 가장 많이 했나.
너무 힘들었던 것은 저를 믿어줬던 분들에게 실망을 줬다는 것이다. 그 안에는 팬들도 있고 가족도 있고, 지인들, 가수들 선후배들이 다 포함되어 있다. 그 분들께 그런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저도 솔직히 사람이기 때문에 다시 그 사람들 앞에서 가수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
- 그 일이 일어난 후 얼마 뒤 일본서 음반을 발표하는 등 물의를 반성하는 자숙 기간이 짧았다는 지적이 있다.
기사를 보고 알고 있다. 그 일이 있기 전부터 준비해온 게 많았다. 일본 앨범 발매도 그렇고. 저도 생각이 없는 바보가 아닌지라 자숙의 시간을 갖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예정된 일정들을 그동안 최대한 미뤘다. 내가 생각해도 빠른 것 같았다. 사실 저에게 있어서 큰 의미가 있는 앨범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변명을 하자는 건 아니고 최대한 늦춘 것이 지금의 시기가 된 것이다.
- 사건을 겪은 후 신화 멤버들의 조언은.
요즘 들어 멤버들하고 통화를 하고 얼굴을 보는 일이 많아졌다. 그 일이 있고나서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이 신경을 써줬다. 말을 돌려서 농담으로 위로를 해줬다. 집에 혼자 있을까봐 자주 찾아와줬다. 나에게 많은 도움을 해줬다. 정말 멤버들 밖에 없구나 생각했다.
- 이 콘서트를 시작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는데. 마음이 남다를 것 같다.
12년이 넘게 노래를 했다. 별의 별일이 다 있었지만 이번 일 같은 경우가 가장 힘들었고 가장 두려웠다. 쉬는 동안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했다. 결론이 나지 않더라.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정말 답이 안나오더라. 올 가을에 한국에서 앨범을 내는데. 이런 결정을 하기 까지 많이 힘들었다. 마음을 추스르고 용기를 냈다.
- 어제(6일)도 공연을 했는데 어떤가.
너무 좋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 선곡도 다양하다. 어떤 이 노래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가.
공연을 보면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정말 ‘공연을 너무 하고 싶었다’는. 피아노 연주로만 노래를 하는 곡이 있다. 어제는 그 노래를 부르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마지막 노래까지 하니까 내가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도쿄(일본) | 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