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대 월드컵 3차전의 추억

입력 2010-06-23 19: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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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명승부 룰’이 다시 한 번 통했다.

한국은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2-2 무승부로 원정 첫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나이지리아와 3차전은 그동안 8번 월드컵에 진출해 6번 3차전을 치른 대표팀이 만들어온 ‘명승부 룰’을 재연하며 통쾌한 16강 진출로 이어졌다.

월드컵에 처음 진출했던 1954년을 제외하고 1986년 멕시코월드컵부터 남아공까지 3차전 성적은 1승2무4패. 패한 횟수가 많지만 점수 차는 1~2차전과 비교해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2006년 독일월드컵 때 스위스를 만나 0-2로 패한 걸 빼면 나머지는 무승부 혹은 1점 차 뿐이다.

조별리그 3차전은 16강행을 결정짓는 결전의 장이다. 승점을 보태야 하는 마지막 기회인만큼 어느 팀도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다툼을 벌인다.

태극전사들도 마찬가지. 하지만 대량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멕시코월드컵에서는 유럽 강호 이탈리아를 만나 2-3으로 아쉽게 패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당시 우루과이와 겨뤄 0-1,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독일과 싸워 2-3으로 졌다. 모두 1점 차이다. 3차전에서는 유독 유럽과 남미 강국을 만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선전했다.

98년 프랑스월드컵부터는 ‘3차전 명승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벨기에와 싸워 1-1로 비겼고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포르투갈에 1-0으로 이겨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3차전 성적은 역대 월드컵 2차전 기록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8번 치른 2차전에서는 단 한 번도 승리를 이루지 못했고 남아공월드컵 아르헨티나 전까지 포함해 4무4패를 기록하고 있다.

월드컵을 떠올릴 때 가장 기억에 남는 명장면도 대부분 3차전에서 나왔다. 1994년 홍명보가 독일 골문에 넣은 통쾌한 중거리 슛, 1998년 수비수 이임생의 붕대 투혼, 2002년 결승골을 넣은 박지성이 히딩크 감독에게 안긴 장면은 모두 3차전에서 연출됐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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