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래도 컴퓨터 사용의 백미는 역시 '게임'이다. 물론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작업은 매우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이 즐겨 활용하는 게 게임이다. '컴퓨터는 게임기가 아님'을 개인적으로 늘 강조하지만, 이미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컴퓨터 성능=3D 게임 성능=그래픽카드 성능"이라는 단편적인 기준으로 제품을 구매한다.
사실 일반 가정에서의 컴퓨터 사용 패턴이라는 건 게임 아니면 인터넷, 또는 문서 작업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게임 성능과 직결하는 그래픽카드에 비용을 좀 더 투자하는 것도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하지만 CPU만 좋다거나 내지는 그래픽카드만 훌륭하다고, 또는 메모리만 빵빵하다고, 하드디스크 공간만 널널하다고 해서 컴퓨터의 전반적인 성능이 높아지는 건 아니다. 세상사가 다 그렇지만, 구성 요소 하나하나가 적절하게 유기적으로 결합해서 시너지 성능을 낼 때가 가장 바람직하다(물론 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솔직히 본인 역시 이중, 삼중으로 그래픽카드 달아서 사용하고 싶다).
다들 잘 알고 있는 대로, 그래픽카드는 컴퓨터 메인보드에 장착하는 주요 부품이다. 예전에는 사운드 카드나 랜카드, 모뎀 등이 다닥다닥 메인보드에 달렸었으나(그래서 메인보드를 '마더 보드', 거기에 달라 붙는 카드를 '도터 보드'라고도 했다), 요즘에는 메인보드에 모두 통합돼 버렸다. 이들 카드가 메인 보드에 연결되는 방식을 우리는 유식한 말로 '인터페이스(interface)'라 한다(사전적 의미의 '인터페이스'는 접점, 중간면, 접촉면을 뜻한다).
그래픽카드 장착 인터페이스도 시간에 따라 여러 단계의 발전을 거쳤다. 원활한 3D 그래픽 처리를 위해 보다 빠른 데이터 전송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이겠다. 과거 486 컴퓨터 시절의 VESA, ISA 방식에서 PCI 방식, AGP 방식, PCI-X 방식, PCI-Express 방식을 거쳐 지금의 PCI-Express 2.0 방식에 이르고 있다. 구식이야 그런 게 있었다고만 알면 되고(사실 굳이 알 필요도 없다) 그나마 최근에 사용되는 장착 방식에 대해서만 다뤄본다.
아마도 요즘 대부분의 사용자는 PCI-Express나 AGP 방식의 그래픽카드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최근에 구매했다면 십중팔구 PCI-Express 방식이다. 완제품뿐 아니라 단품으로 판매되는 그래픽카드도 요즘에는 죄다 그렇다. AGP 방식은 아직 제품은 판매되고 있지만 신제품으로는 더 이상 출시되지 않는다. 다나와 등의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AGP 방식 그래픽카드는 대개 중저급 제품이 주류다.
근근이 버티고 있는 AGP, 하지만…
AGP는 'Accelerated Graphics Port'의 약자로, 굳이 억지로 우리말로 번역하면 '가속 그래픽 포트'가 된다. 과거 PCI 인터페이스를 이어 한 시대를 풍미한 그래픽 인터페이스다. 1997년경에 발표되면서 최근 PCI-Express에 권좌를 내놓기까지 수많은 걸작을 쏟아냈던 인텔의 야심작이었다. 인텔 펜티엄2, 펜티엄3 시절에 전성기를 누리다, 2004년부터 펜티엄4, 듀얼 코어로 오면서 PCI-Express에 밀려 이제는 오늘내일 하면서 사장의 길을 걷고 있다.
AGP 포트는 출시 시기에 따라 1.0 → 2.0 → Pro → 3.0 순으로 나뉘고, 이는 다시 전송 속도와 사용 전력에 따라 1배속, 2배속, 4배속, 8배속으로 구분된다. 다만 AGP Pro는 워크스테이션급, 그리니까 흔히 그래픽 작업 전용 컴퓨터에 장착되던 AGP 인터페이스였다. 이는 다른 규격과는 달리 전송 속도가 아닌 전력 공급을 개선하기 위해 발표된 규격이다(슬롯 길이도 다른 애들에 비해 길다).
AGP 그래픽카드에서 눈여겨볼게 바로 슬롯 형태다. 앞서 언급한 AGP Pro는 현재 판매 제품이 전무하기에 넘어가고, 확인해야 할 슬롯 유형은 모두 3가지다. 이는 사용전력에 따라 구분된다. 즉, 위 표에서 보듯 3.3v 전용 슬롯, 1.5v 전용 슬롯, 그리고 두 개 모두 사용 가능한 유니버설 슬롯이 있다. '전용'이라는 단어로 알 수 있듯, 3.3v 슬롯에는 1.5v용 AGP 카드를 꽂을 수 없다. 물론 반대도 마찬가지다. 이에 비해 유니버설 슬롯은 두 형태 모두 꽂을 수 있다. 그나마 최근에 판매되는 AGP 그래픽카드는 모두 1.5v 슬롯 형태를 따르고 있다.
AGP 슬롯이 이러하다는 걸 알았으니, 이제 자신 컴퓨터의 메인보드에 어떤 AGP 슬롯이 달렸는지 확인해야 하겠다.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은 역시 컴퓨터 본체를 열어서 눈으로 보는 것이다. 위 그림에서 보듯이 슬롯 중간에 돋아있는 홈 위치에 따라 버전을 확인하면 되겠다. 완전 구형 제품이 아닌 이상 AGP 8배속, 즉 3.0 버전일 것이고 제품에 따라 유니버설 타입일 수도 있겠다.
아울러 여러 스터디에서 언급했던 CPU-Z 유틸리티로는 CPU뿐 아니라 그래픽카드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사실 AGP 그래픽카드는 요즘 잘 나가는 최신 제품을 구매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재 AGP 그래픽카드를 사용하고 있다면 사양이 좀 더 좋은 동종 카드로 교체하기보다는, 아예 컴퓨터 전체를 업그레이드 또는 교체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시대의 흐름, PCI-Express
PCI-Express 역시 인텔이 개발한 인터페이스다. AGP에게 바통을 이어받아 현재까지 그래픽카드 인터페이스의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당연히 AGP 포트에 비해 전송 속도가 말 그대로 '익스프레스'하게 개선됐다.
자세한 구조적인 이야기야 해봐야, 들어봐야 머리만 아프고 별 도움도 안 되니 실질적인 내용으로만 짚고 간다. 가장 확실한 건 기존의 AGP 등과는 달리 '직렬' 구조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그 왜 있지 않나. 어릴 적 자연 시간에 배운 건전지 직렬, 병렬 구조. 건전지를 직렬로 연결하면 전구 밝기가 훨씬 밝은 것처럼, 데이터도 직렬 방식으로 왔다갔다하면 성능을 더 높일 수 있는 이치다.
PCI-Express는 2004년 처음 발표되어 현재까지 '개발진행형'인 인터페이스다. 초기 1.1버전을 거쳐 현재는 2.0버전이 주류이고, 올해에는 3.0이 새로 발표될 예정이라 한다. 버전이 바뀔 때마다 가장 중요 시 되는 것은 물론 속도 개선이다. 2.0 버전은 1.1과 호환되므로 최근 구매한 메인보드라면 2.0, 1.1 버전용 그래픽카드 모두를 장착할 수 있다.
1.0 버전은 초당 250MB, 2.0 버전은 초당 500MB, 3.0 버전은 초당 1GB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참으로 단순 간결하게 개선됐다. 딱딱 두 배씩…).
AGP와 마찬가지로 PCI-Express에서도 '배속'이라는 개념이 사용된다. 하지만 그 의미가 약간 다르다. 사전적인 의미로 배속은 '~배 속도'라는 의미지만, PCI-Express에서의 배속은 '레인(lane)', 즉 데이터가 이동하는 '통로'를 의미한다. 편의상 '배속'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정확히는 '레인'이라 해야 한다. 이 때문에 AGP의 경우 '8배속'을 '8x'이라 표기하지만, PCI-Express에서는 '16배속'을 'x16'이라 표기한다. 'x'가 숫자 앞에 자리한다. 이것만 보더라도 PCI-Express에서의 'x16'은 '16배속'이 아닌 '16레인'으로 표기해야 옳다.
아무튼 PCI-Express는 현재의 2.0 버전 기준으로 4가지 슬롯으로 구분된다. 이 역시 레인에 따른 구분으로(아, 그냥 여기서도 ‘배속’으로 표기해야겠다) 1배속(x1), 4배속(x4), 8배속(x8), 16배속(x16)으로 나뉜다. 물론 데이터 전송 속도의 차이다.
따져보면 간단하다. 위에서 2.0 버전의 데이터 전송율은 초당 500MB라 했다. 그러니 16배속은 데이터 통로(레인)가 16개이니 한번에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 폭은 8GB가 된다. 당연히 8배속은 4GB가 되겠지. 이런 계산이라면 1.0 버전의 16배속과 2.0 버전의 8배속은 초당 4MB로 전송률이 똑같아진다(물론 이론적이다).
4가지 배속에 따른 슬롯 형태는 아래 그림과 같다. 그림으로 봐서 알겠지만, 1배속 카드를 16배속 슬롯에 꽂을 수 있고 작동도 잘된다. 하지만 16배속 카드는 16배속 슬롯 이외에는 장착이 불가하다. 슬롯에 꽂히는 길이가 다르니 당연하겠다.
온라인 쇼핑몰을 보면 알겠지만 현재는 버전 1.0이든 2.0이든 16배속 제품만 판매되고 있다. 32배속도 있긴 한데 아직 정식 발매된 상태는 아니다. AGP 카드와 마찬가지로, 현재 사용 중인 PCI-Express 그래픽카드 정보를 확인하고 싶으면 CPU-Z를 실행해 보면 된다. 'Mainboard' 탭의 'Graphic Interface' 부분에서 인터페이스 종류, 배속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끝으로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각종 인터페이스의 이론적 속도 수치 비교표를 싣는다. 사실 현재는 이 PCI-Express 슬롯을 사용하는 게 그래픽카드밖에 없어서 그렇지, 이게 그래픽카드 전용 인터페이스인 것은 아니다. 또한 최근 메인보드는 대게 PCI-Express 2.0 16배속 슬롯을 2개 이상 제공하고 있다. 이는 그래픽카드를 이중, 또는 삼중으로 장착해 그래픽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ATI 계열은 '크로스파이어', 엔비디아 계열은 'SLI'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사실 본인은 그래픽 성능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나 저사양 온라인 게임만 잘 돌아가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또한 3D Mark 같은 그래픽 성능 벤치마크 프로그램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컴퓨터를 사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누가 공짜로 주겠다면야 앞서 얘기한 '크로스파이어'나 'SLI' 모드를 사용할 순 있겠다. 하지만 1년에 고작 몇 번 밖에 실행해 보지 않을 그럴 고사양 게임을 위해 고액을 투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내가 '컴퓨터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지 '고품질로 게임을 실행해야 한다'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무엇이든 '필요한 만큼만 딱!’, ‘가격 대비 성능'을 가장 고려해야 할 것이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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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게임 얘기만 나오면 빠지지 않는 절대성능 3D 게임 \'크라이시스\'
엔비디아 지포스 계열의 최상급인 GTX295 그래픽카드의 구조
사실 일반 가정에서의 컴퓨터 사용 패턴이라는 건 게임 아니면 인터넷, 또는 문서 작업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게임 성능과 직결하는 그래픽카드에 비용을 좀 더 투자하는 것도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하지만 CPU만 좋다거나 내지는 그래픽카드만 훌륭하다고, 또는 메모리만 빵빵하다고, 하드디스크 공간만 널널하다고 해서 컴퓨터의 전반적인 성능이 높아지는 건 아니다. 세상사가 다 그렇지만, 구성 요소 하나하나가 적절하게 유기적으로 결합해서 시너지 성능을 낼 때가 가장 바람직하다(물론 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솔직히 본인 역시 이중, 삼중으로 그래픽카드 달아서 사용하고 싶다).
다들 잘 알고 있는 대로, 그래픽카드는 컴퓨터 메인보드에 장착하는 주요 부품이다. 예전에는 사운드 카드나 랜카드, 모뎀 등이 다닥다닥 메인보드에 달렸었으나(그래서 메인보드를 '마더 보드', 거기에 달라 붙는 카드를 '도터 보드'라고도 했다), 요즘에는 메인보드에 모두 통합돼 버렸다. 이들 카드가 메인 보드에 연결되는 방식을 우리는 유식한 말로 '인터페이스(interface)'라 한다(사전적 의미의 '인터페이스'는 접점, 중간면, 접촉면을 뜻한다).
그래픽카드 장착 인터페이스도 시간에 따라 여러 단계의 발전을 거쳤다. 원활한 3D 그래픽 처리를 위해 보다 빠른 데이터 전송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이겠다. 과거 486 컴퓨터 시절의 VESA, ISA 방식에서 PCI 방식, AGP 방식, PCI-X 방식, PCI-Express 방식을 거쳐 지금의 PCI-Express 2.0 방식에 이르고 있다. 구식이야 그런 게 있었다고만 알면 되고(사실 굳이 알 필요도 없다) 그나마 최근에 사용되는 장착 방식에 대해서만 다뤄본다.
아마도 요즘 대부분의 사용자는 PCI-Express나 AGP 방식의 그래픽카드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최근에 구매했다면 십중팔구 PCI-Express 방식이다. 완제품뿐 아니라 단품으로 판매되는 그래픽카드도 요즘에는 죄다 그렇다. AGP 방식은 아직 제품은 판매되고 있지만 신제품으로는 더 이상 출시되지 않는다. 다나와 등의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AGP 방식 그래픽카드는 대개 중저급 제품이 주류다.
다나와의 그래픽카드 부분의 인터페이스 선택 항목이다
근근이 버티고 있는 AGP, 하지만…
AGP는 'Accelerated Graphics Port'의 약자로, 굳이 억지로 우리말로 번역하면 '가속 그래픽 포트'가 된다. 과거 PCI 인터페이스를 이어 한 시대를 풍미한 그래픽 인터페이스다. 1997년경에 발표되면서 최근 PCI-Express에 권좌를 내놓기까지 수많은 걸작을 쏟아냈던 인텔의 야심작이었다. 인텔 펜티엄2, 펜티엄3 시절에 전성기를 누리다, 2004년부터 펜티엄4, 듀얼 코어로 오면서 PCI-Express에 밀려 이제는 오늘내일 하면서 사장의 길을 걷고 있다.
AGP 포트는 출시 시기에 따라 1.0 → 2.0 → Pro → 3.0 순으로 나뉘고, 이는 다시 전송 속도와 사용 전력에 따라 1배속, 2배속, 4배속, 8배속으로 구분된다. 다만 AGP Pro는 워크스테이션급, 그리니까 흔히 그래픽 작업 전용 컴퓨터에 장착되던 AGP 인터페이스였다. 이는 다른 규격과는 달리 전송 속도가 아닌 전력 공급을 개선하기 위해 발표된 규격이다(슬롯 길이도 다른 애들에 비해 길다).
AGP 그래픽카드에서 눈여겨볼게 바로 슬롯 형태다. 앞서 언급한 AGP Pro는 현재 판매 제품이 전무하기에 넘어가고, 확인해야 할 슬롯 유형은 모두 3가지다. 이는 사용전력에 따라 구분된다. 즉, 위 표에서 보듯 3.3v 전용 슬롯, 1.5v 전용 슬롯, 그리고 두 개 모두 사용 가능한 유니버설 슬롯이 있다. '전용'이라는 단어로 알 수 있듯, 3.3v 슬롯에는 1.5v용 AGP 카드를 꽂을 수 없다. 물론 반대도 마찬가지다. 이에 비해 유니버설 슬롯은 두 형태 모두 꽂을 수 있다. 그나마 최근에 판매되는 AGP 그래픽카드는 모두 1.5v 슬롯 형태를 따르고 있다.
이쪽이 뒷쪽.. 요쪽이 앞쪽, 즉 포트쪽
AGP 슬롯이 이러하다는 걸 알았으니, 이제 자신 컴퓨터의 메인보드에 어떤 AGP 슬롯이 달렸는지 확인해야 하겠다.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은 역시 컴퓨터 본체를 열어서 눈으로 보는 것이다. 위 그림에서 보듯이 슬롯 중간에 돋아있는 홈 위치에 따라 버전을 확인하면 되겠다. 완전 구형 제품이 아닌 이상 AGP 8배속, 즉 3.0 버전일 것이고 제품에 따라 유니버설 타입일 수도 있겠다.
아울러 여러 스터디에서 언급했던 CPU-Z 유틸리티로는 CPU뿐 아니라 그래픽카드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
CPU-Z 유틸리티의 'Mainboard' 탭에서 그래픽카드 인터페이스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버전 1.52에서는 그래픽카드에 대한 상세 정보도 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사실 AGP 그래픽카드는 요즘 잘 나가는 최신 제품을 구매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재 AGP 그래픽카드를 사용하고 있다면 사양이 좀 더 좋은 동종 카드로 교체하기보다는, 아예 컴퓨터 전체를 업그레이드 또는 교체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시대의 흐름, PCI-Express
PCI-Express 역시 인텔이 개발한 인터페이스다. AGP에게 바통을 이어받아 현재까지 그래픽카드 인터페이스의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당연히 AGP 포트에 비해 전송 속도가 말 그대로 '익스프레스'하게 개선됐다.
위쪽 카드가 AGP 방식, 아래쪽 카드가 PCI-Express 방식 카드다
자세한 구조적인 이야기야 해봐야, 들어봐야 머리만 아프고 별 도움도 안 되니 실질적인 내용으로만 짚고 간다. 가장 확실한 건 기존의 AGP 등과는 달리 '직렬' 구조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그 왜 있지 않나. 어릴 적 자연 시간에 배운 건전지 직렬, 병렬 구조. 건전지를 직렬로 연결하면 전구 밝기가 훨씬 밝은 것처럼, 데이터도 직렬 방식으로 왔다갔다하면 성능을 더 높일 수 있는 이치다.
PCI-Express는 2004년 처음 발표되어 현재까지 '개발진행형'인 인터페이스다. 초기 1.1버전을 거쳐 현재는 2.0버전이 주류이고, 올해에는 3.0이 새로 발표될 예정이라 한다. 버전이 바뀔 때마다 가장 중요 시 되는 것은 물론 속도 개선이다. 2.0 버전은 1.1과 호환되므로 최근 구매한 메인보드라면 2.0, 1.1 버전용 그래픽카드 모두를 장착할 수 있다.
1.0 버전은 초당 250MB, 2.0 버전은 초당 500MB, 3.0 버전은 초당 1GB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참으로 단순 간결하게 개선됐다. 딱딱 두 배씩…).
AGP와 마찬가지로 PCI-Express에서도 '배속'이라는 개념이 사용된다. 하지만 그 의미가 약간 다르다. 사전적인 의미로 배속은 '~배 속도'라는 의미지만, PCI-Express에서의 배속은 '레인(lane)', 즉 데이터가 이동하는 '통로'를 의미한다. 편의상 '배속'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정확히는 '레인'이라 해야 한다. 이 때문에 AGP의 경우 '8배속'을 '8x'이라 표기하지만, PCI-Express에서는 '16배속'을 'x16'이라 표기한다. 'x'가 숫자 앞에 자리한다. 이것만 보더라도 PCI-Express에서의 'x16'은 '16배속'이 아닌 '16레인'으로 표기해야 옳다.
아무튼 PCI-Express는 현재의 2.0 버전 기준으로 4가지 슬롯으로 구분된다. 이 역시 레인에 따른 구분으로(아, 그냥 여기서도 ‘배속’으로 표기해야겠다) 1배속(x1), 4배속(x4), 8배속(x8), 16배속(x16)으로 나뉜다. 물론 데이터 전송 속도의 차이다.
따져보면 간단하다. 위에서 2.0 버전의 데이터 전송율은 초당 500MB라 했다. 그러니 16배속은 데이터 통로(레인)가 16개이니 한번에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 폭은 8GB가 된다. 당연히 8배속은 4GB가 되겠지. 이런 계산이라면 1.0 버전의 16배속과 2.0 버전의 8배속은 초당 4MB로 전송률이 똑같아진다(물론 이론적이다).
4가지 배속에 따른 슬롯 형태는 아래 그림과 같다. 그림으로 봐서 알겠지만, 1배속 카드를 16배속 슬롯에 꽂을 수 있고 작동도 잘된다. 하지만 16배속 카드는 16배속 슬롯 이외에는 장착이 불가하다. 슬롯에 꽂히는 길이가 다르니 당연하겠다.
그림을 보면 알겠지만, 배속에 따라 슬롯의 길이가 다르다. 1배속 카드는 16배속 슬롯에 꽂을 수 있지만, 당연히 반대 경우는 안 된다
온라인 쇼핑몰을 보면 알겠지만 현재는 버전 1.0이든 2.0이든 16배속 제품만 판매되고 있다. 32배속도 있긴 한데 아직 정식 발매된 상태는 아니다. AGP 카드와 마찬가지로, 현재 사용 중인 PCI-Express 그래픽카드 정보를 확인하고 싶으면 CPU-Z를 실행해 보면 된다. 'Mainboard' 탭의 'Graphic Interface' 부분에서 인터페이스 종류, 배속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끝으로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각종 인터페이스의 이론적 속도 수치 비교표를 싣는다. 사실 현재는 이 PCI-Express 슬롯을 사용하는 게 그래픽카드밖에 없어서 그렇지, 이게 그래픽카드 전용 인터페이스인 것은 아니다. 또한 최근 메인보드는 대게 PCI-Express 2.0 16배속 슬롯을 2개 이상 제공하고 있다. 이는 그래픽카드를 이중, 또는 삼중으로 장착해 그래픽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ATI 계열은 '크로스파이어', 엔비디아 계열은 'SLI'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16배속 PCI-Express 슬롯을 2개 제공한다. 그래픽카드를 이중으로 장착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슬롯도 인접하게 배치하지 않았다
사실 본인은 그래픽 성능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나 저사양 온라인 게임만 잘 돌아가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또한 3D Mark 같은 그래픽 성능 벤치마크 프로그램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컴퓨터를 사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누가 공짜로 주겠다면야 앞서 얘기한 '크로스파이어'나 'SLI' 모드를 사용할 순 있겠다. 하지만 1년에 고작 몇 번 밖에 실행해 보지 않을 그럴 고사양 게임을 위해 고액을 투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내가 '컴퓨터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지 '고품질로 게임을 실행해야 한다'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무엇이든 '필요한 만큼만 딱!’, ‘가격 대비 성능'을 가장 고려해야 할 것이다.
당연히 숫자 높은 놈이 좋은 거다(자료 발췌: 위키백과)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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