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스포츠동아DB
박찬호는 2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피트니스 PARK61’에서 가진 입단 기자회견에서 “3년 전 마이너리그에서 한 시즌을 보내면서 은퇴를 생각했다. 그때 다시 재기할 수 있었던 것은 124승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어서다. 124승을 달성하게 되니 다시 메이저리그 은퇴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박찬호는 “은퇴 결심에는 가족이 있었다. 커 가는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나를 내조한 아내를 위해 뭔가를 해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아내가 낯설어했다. 내가 한국에서 뛰고 싶어하는 마음과 아내가 일본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같지 않겠는가. 내가 일본으로 가게 되면 좋은 선물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찬호는 “많은 팬들이 실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더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일본 진출을 생각한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 박찬호는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야구선수로서 야구를 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어디서 야구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야구를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발투수를 보장 받은 것도 계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박찬호는 “구단 관계자를 처음 만났을 때 오릭스 측이 선발투수 보직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점에 큰 유혹을 느꼈다. 다시 선발투수로 뛴다는데 큰 만족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계약조건도 공개됐다. 정태호 팀 61대표는 “계약기간은 1년, 연봉은 미화 120만 달러, 인센티브 100만 달러, 매이닝 10만원씩을 오릭스 구단이 박찬호 장학재단에 지급하는 것이다. 또 코치연수와 한국유소년 발전기금을 오릭스가 지급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1년만 계약한 것에 대해 “내가 먼저 제의했다. 1년을 경험한 뒤에는 또 다른 목표를 이루고 싶다”고 밝혔다. 또 다른 목표가 한국진출이냐는 질문에는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것이 최종목표다. 항상 마지막은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끝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박찬호는 이승엽과 함께 뛰는 것에 대해 많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승엽이 재기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 또 낯선 생활을 하게 되는 나에게 이승엽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한국과 일본의 취재진 약 150명이 몰려 박찬호의 일본 진출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동아닷컴 |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