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없는 일본, 한국과 딴판이네

입력 2011-01-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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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닮은듯 다른 한일축구

해외파 핵심전력 공통점…훈련방식 반대
동아시아 축구 양대 산맥 한국과 일본은 결코 공존할 수 없는 관계다. 양국은 7일 개막하는 2011 카타르 아시안 컵 정상 도전을 선언했다.

하지만 목표가 동일하다고 해서 행보와 과정까지 비슷할 수는 없는 노릇. 51년 만의 정상 탈환을 목표한 조광래호와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의 일본대표팀은 같고도 달랐다.

공통점은 전력의 핵심들이 해외파라는 점이다. 한국이 ‘캡틴’ 박지성(맨유)과 이청용(볼턴)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듀오와 기성용-차두리 스코틀랜드 셀틱 콤비 등에 기대를 거는 것처럼 일본도 혼다 게이스케(CSKA모스크바)-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 등에 운명을 맡겼다. 그러면서도 지동원(전남)과 유병수(인천)처럼 자국 리그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이충성(산프레체 히로시마)을 뽑아 또 다른 공격 옵션을 보유하는 등 닮은꼴을 이뤘다.

물론 다른 점도 있다. 무엇보다 한국은 실전을 훈련 과정의 일부로 여기지만 일본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다.

자케로니 감독은 합숙 중 실전을 포함시키지 않기로 정평이 났다. 일본은 4일(현지시간) 도하 입성 전, 작년 12월 27일 소집돼 31일까지 4박5일 간의 짧고 타이트한 훈련을 진행한 뒤 1월 2일 오사카에서 재소집 돼 3일 오전 훈련을 마치고 곧장 비행기에 올랐다. 일본 취재진은 자케로니의 개인적 성향이 크게 작용한다고 했다.

AC밀란을 이끌 때 막대한 수익을 올려주는 프리시즌 친선전을 모두 취소하고 강화 훈련에 매진해 세리에A 정상을 밟았다는 것. 한 일본 기자는 “자케로니가 팀에 자신의 색깔을 입힐 때 실전보다 훈련 프로그램을 중시하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클럽 지도 경험을 일본대표팀에 녹이고 있다는 의미다. 자케로니호 출범 이후 일본은 작년 10월 아르헨티나, 한국과 평가전 등 A매치는 딱 두 번 치렀다. 대회에 앞서 평가전 스케줄도 잡지 않았다.

이는 조광래호와 대비된다. 서귀포 전훈을 열흘 간 갖는 동안 2차례 대학팀과 연습게임, 자체게임을 포함시켰고 아부다비에서도 시리아와 평가전 및 현지 클럽 알 자지라와 연습게임을 했다.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승리를 준비한다”는 조 감독의 평소 지론과 의지가 반영됐다. 과연 어느 쪽의 선택이 옳을까. 4강 이후에나 만날 수 있는 한일 양국의 운명은 곧 가려지게 된다.

도하(카타르)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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